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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8.19 캐트린 댄스의 '잠자는 인형 The Sleeping Doll' 2
- 2010.08.19 좌충우돌 경험담 '미르몽의 원더풀 트위터 라이프'
- 2010.08.07 반가운 레이첼 월링요원... '허수아비 The Scarecrow'
- 2010.08.06 결백한건 알겠는데...? '결백 The Innocent'
cult[kʌlt] 1. [주로 단수로] ~ (of sth) (생활 방식・태도・사상 등에 대한) 추종[숭배], 2. (기성 종교가 아닌 종교의) 광신적[사이비] 종교 집단, 3. (격식) (종교적인) 제례[의식]...
컬트(cult)의 사전적 의미를 보자면 위와 같다. 컬트범죄라고 한다면 종교 또는 비종교적 목적으로 무리를 짓고, 생활방식과 태도, 사상 등을 공유하는 그 무리를 통해서 행하는 반사회적 행위 정도로 이해가 가능하다. 신앙과도 같은 공통의 의식을 주관하는 수장격 대표자가 있을테니, 특정 인물이 반사회적 행위를 전제로 동참할 대상들을 선별하는 과정 자체도 범죄의 한 단면이라 볼 수 있게 된다. 어린시절 화제가 되었던 '오대양 사건' 이나 근래의 'JMS' 사건 등을 떠올리면 될 듯.
<잠자는 인형>의 다니엘 펠 또한 컬트단체의 리더로, 상대의 상처를 보듬거나 마음의 흐름상태를 적절히 조율해내는데 있어 천재적인 능력의 보유자다. 자신의 패밀리를 이끌고 범죄를 저지르던 펠은 유망한 IT 사업가였던 크로이튼의 일가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고, 장난감 사이에 잠들어 있다 펠의 눈에 띄지 않아 살아남은 크로이튼의 어린딸 테레사에겐 '잠자는 인형'이란 별명이 붙게 된다. 그로부터 8년 뒤, 또다른 범죄혐의로 조사를 받는 펠. 심문관은 동작학의 권위자로 '걸어다니는 거짓말 탐지기'란 별명을 가진 CBI 수사관 캐트린 댄스다. 팽팽한 심문이 이루어지고, 외부 조력자의 도움으로 탈옥에 성공한 펠. 댄스는 전담팀의 리더가 되어 일주일간의 추격전을 이끄는 한편 잠적한 테레사를 수소문하는데...
캐트린 댄스는 작가인 제프리 디버가 창조해낸 그 유명 법의학자 링컨 라임에 이어 탄생한 인물로 동작학의 권위자다. 의도된 대화를 이끌고 상대의 미묘한 스트레스 반응, 예를 들어 입꼬리가 올라가거나 손발의 위치를 달리하거나, 음조가 변한다거나 하는 등의 신체적 변화를 간파해 상대의 의중을 꿰뚫어보는 능력을 갖고 있다. 디버의 전작 <콜드문>에서 링컨 라임의 조력자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댄스. <잠자는 인형>에서도 소량의 증거물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라임의 도움을 받는 장면이 나오는데, 마찬가지로 근작 <브로큰 윈도>에서는 라임이 잠시 떠올리는 내용으로 댄스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렇듯 상호 조력하는 두 인물, 링컨 라임과 캐트린 댄스는 법의학과 동작학이라는 다소 어긋나보이는 각 분야의 권위자로 디버의 시리즈물을 이끌어가고 있다.
7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건, 제프리 디버가 가진 장점이 고스란히 느껴지기 때문일텐데. 꽤나 아귀가 잘 맞아들어가는 사건과 사건의 연결고리. 댄스 또한 라임이 미량의 증거물로 범인의 실체에 접근해가듯, 동작학 권위자로서의 재기(?)를 발휘해 탈옥수 펠의 심리를 예측하고 그의 뒤를 쫓게 된다. 전반적으로 허당치지 않고 제대로된 징검다리를 넘어가는 댄스의 추격과정은 위협이 되는 상대는 망설이지 않고 처단해버리는 펠의 악랄한 행위와 겹치면서 긴장감을 제대로 조성해내고 있다.
다만, 링컨 라임의 주 전공이 법의학. 그래서 그가 범인에게 접근해갈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이자, 사건이나 증거물들을 공통된 의미로 묶어주는 유일한 방법으로 활용하는 것이 법의학적 지식이다. 때문에 크로마토그래피/챠트분석과 같은 과학적 분석방법은 되풀이 되고 반복되며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단초로 설정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댄스에게 있어 동작학은 마찬가지의 의미일텐데... 사실, 링컨라임 시리즈에서 법의학이 갖는 비중만큼에는 다소 모자란 감이 없지 않다.
초반부 펠과의 대화에서 보여지는 댄스의 동작학 관련 스킬이, 이후에도 그만큼의 크기로만 반복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 쫓는 자와 쫓기는 자가 서로에게 접근해가는 과정엔 동작학의 비중 만큼이나 일반적이라 할만한 수사기법의 비중 또한 적지 않아 보이기에, 댄스만이 가진 장점(?)이란게 두드러지지 않아 보인다. 때문에 라임은 자신의 장기인 법의학 지식을 이후 시리즈에서도 여전히 발휘하겠지만, '댄스는 과연...?' 이란 걱정이 드는 부분. 더군다나 이번 편에선 상대가 사람의 심리를 조정하려드는 컬트리더였기에 댄스의 존재감을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지 않았을까. 상대가 얼굴표정이나 대화기술 등은 고사하고 총부터 뽑아드는 역동적인 인물이라면 그땐 무얼 무기로 그들과 상대해 가려나...?
그리고, 등장인물의 심리가 주된 관찰대상이기 때문인지, 너무 많은 것들을 훑으려는 작가의 욕심 또한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였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 주변인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시리얼 수사관님(극중 이름이 캘로그다 --;;)과 댄스 자신의 이야기 등등. 아마 다음 작품을 위한 포석으로 댄스라는 인물의 사생활을 구구절절 꺼내놓았을 수 있지만... 군더더기 같은 느낌이 없지는 않았고, 마지막의 이상스러운 반전(?)은... 차라리 없었더라면.
그냥 '단 한번의 반전'으로 펠과 댄스의 대립구도에 마침표를 찍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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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인형>의 다니엘 펠 또한 컬트단체의 리더로, 상대의 상처를 보듬거나 마음의 흐름상태를 적절히 조율해내는데 있어 천재적인 능력의 보유자다. 자신의 패밀리를 이끌고 범죄를 저지르던 펠은 유망한 IT 사업가였던 크로이튼의 일가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고, 장난감 사이에 잠들어 있다 펠의 눈에 띄지 않아 살아남은 크로이튼의 어린딸 테레사에겐 '잠자는 인형'이란 별명이 붙게 된다. 그로부터 8년 뒤, 또다른 범죄혐의로 조사를 받는 펠. 심문관은 동작학의 권위자로 '걸어다니는 거짓말 탐지기'란 별명을 가진 CBI 수사관 캐트린 댄스다. 팽팽한 심문이 이루어지고, 외부 조력자의 도움으로 탈옥에 성공한 펠. 댄스는 전담팀의 리더가 되어 일주일간의 추격전을 이끄는 한편 잠적한 테레사를 수소문하는데...
캐트린 댄스는 작가인 제프리 디버가 창조해낸 그 유명 법의학자 링컨 라임에 이어 탄생한 인물로 동작학의 권위자다. 의도된 대화를 이끌고 상대의 미묘한 스트레스 반응, 예를 들어 입꼬리가 올라가거나 손발의 위치를 달리하거나, 음조가 변한다거나 하는 등의 신체적 변화를 간파해 상대의 의중을 꿰뚫어보는 능력을 갖고 있다. 디버의 전작 <콜드문>에서 링컨 라임의 조력자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댄스. <잠자는 인형>에서도 소량의 증거물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 라임의 도움을 받는 장면이 나오는데, 마찬가지로 근작 <브로큰 윈도>에서는 라임이 잠시 떠올리는 내용으로 댄스가 등장하기도 한다.
이렇듯 상호 조력하는 두 인물, 링컨 라임과 캐트린 댄스는 법의학과 동작학이라는 다소 어긋나보이는 각 분야의 권위자로 디버의 시리즈물을 이끌어가고 있다.
7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건, 제프리 디버가 가진 장점이 고스란히 느껴지기 때문일텐데. 꽤나 아귀가 잘 맞아들어가는 사건과 사건의 연결고리. 댄스 또한 라임이 미량의 증거물로 범인의 실체에 접근해가듯, 동작학 권위자로서의 재기(?)를 발휘해 탈옥수 펠의 심리를 예측하고 그의 뒤를 쫓게 된다. 전반적으로 허당치지 않고 제대로된 징검다리를 넘어가는 댄스의 추격과정은 위협이 되는 상대는 망설이지 않고 처단해버리는 펠의 악랄한 행위와 겹치면서 긴장감을 제대로 조성해내고 있다.
다만, 링컨 라임의 주 전공이 법의학. 그래서 그가 범인에게 접근해갈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이자, 사건이나 증거물들을 공통된 의미로 묶어주는 유일한 방법으로 활용하는 것이 법의학적 지식이다. 때문에 크로마토그래피/챠트분석과 같은 과학적 분석방법은 되풀이 되고 반복되며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단초로 설정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댄스에게 있어 동작학은 마찬가지의 의미일텐데... 사실, 링컨라임 시리즈에서 법의학이 갖는 비중만큼에는 다소 모자란 감이 없지 않다.
초반부 펠과의 대화에서 보여지는 댄스의 동작학 관련 스킬이, 이후에도 그만큼의 크기로만 반복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 쫓는 자와 쫓기는 자가 서로에게 접근해가는 과정엔 동작학의 비중 만큼이나 일반적이라 할만한 수사기법의 비중 또한 적지 않아 보이기에, 댄스만이 가진 장점(?)이란게 두드러지지 않아 보인다. 때문에 라임은 자신의 장기인 법의학 지식을 이후 시리즈에서도 여전히 발휘하겠지만, '댄스는 과연...?' 이란 걱정이 드는 부분. 더군다나 이번 편에선 상대가 사람의 심리를 조정하려드는 컬트리더였기에 댄스의 존재감을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지 않았을까. 상대가 얼굴표정이나 대화기술 등은 고사하고 총부터 뽑아드는 역동적인 인물이라면 그땐 무얼 무기로 그들과 상대해 가려나...?
그리고, 등장인물의 심리가 주된 관찰대상이기 때문인지, 너무 많은 것들을 훑으려는 작가의 욕심 또한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였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 주변인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시리얼 수사관님(극중 이름이 캘로그다 --;;)과 댄스 자신의 이야기 등등. 아마 다음 작품을 위한 포석으로 댄스라는 인물의 사생활을 구구절절 꺼내놓았을 수 있지만... 군더더기 같은 느낌이 없지는 않았고, 마지막의 이상스러운 반전(?)은... 차라리 없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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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국내 트위터 사용자수가 100만명을 돌파했다라는 추정기사를 접했는데, 외국에 비해 떨어지는 통계치이긴 하지만 근래의 분위기는 과히 '트위터 열풍'이라 할만하다. 이젠 정치인들치고 여론의 움직임을 찾는 근거로 트위터를 언급않는 분들 찾기도 어렵고, 각종 언론에서도 트위터의 움직임이란게 주요 기사원으로 활용되곤 하는 판이니 대세라고 하기엔 성급한 판단일지 몰라도 이런 열띤 분위기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 같다라는 건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는 부분.
트위터라는게 최초의 접근이 까다로울뿐이지 어렵지 않게 다룰 수 있고, 웹에 각종 자료들이 풍부하게 널려있어 활용법 위주의 개론서들이 생각보다 많아 보이진 않는데... <미르몽의 원더풀 트위터 라이프>도 나름 인기있는 입문서 중 하나로...
케이블채널을 운영하는 온미디어의 이영균(@mirmong0) 홍보팀장이 트위터를 시작하면서부터 본인의 블로그에 일종의 적응 수기를 올렸는데, 그 수기를 묶어서 출간한 책이다. 1일차부터 80일차까지 80일간의 트위터 사용 기록이라고 보면 되겠다.
이 책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유의할 부분' 하나!
서명에서도 알 수 있듯, 왠지 가볍고 재미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갖기 쉬울텐데... 맞는 부분이다. 개인이 편하게 적어내려간 블로그 글인만큼 무겁지 않고 재치있는 내용들로 구성된 점은 당연하다. 다만 소개글 여기저기서 보자면... 예를 들어 '이 책 읽고 트위터 3일만 하면 당신도 미르몽만큼 한다...' 내지 '트위터 입문하는 분들에게 강력하게 권해주고 싶다' 라는 식의 문구 탓에, 트위터를 차근차근 배우고픈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끌수도 있는데... 연장선에서 입문서, 개론서 정도의 활용을 목적으로 찾게 되기 십상.
하지만 분면 밝히고 있듯... '수기'일 뿐이다.
중간중간 용어설명이나 활용팁이 자주 등장하긴 하지만, 입문서로 본격 활용될 수준으로 구체적인 활용법을 담고 있진 않다. 해서 개인적으론... 트위터에 대한 구체적인 활용법은 다른 입문서나 인터넷 자료를 활용하는게 맞을 듯 싶고... 이 책은 트위터라는게 어떤건지 대강 알고 있는 사람 아니면 어느정도 잘 다뤄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잘 읽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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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분면 밝히고 있듯... '수기'일 뿐이다.
중간중간 용어설명이나 활용팁이 자주 등장하긴 하지만, 입문서로 본격 활용될 수준으로 구체적인 활용법을 담고 있진 않다. 해서 개인적으론... 트위터에 대한 구체적인 활용법은 다른 입문서나 인터넷 자료를 활용하는게 맞을 듯 싶고... 이 책은 트위터라는게 어떤건지 대강 알고 있는 사람 아니면 어느정도 잘 다뤄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잘 읽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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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일어나세요! '브로큰 윈도 The Broken Window' (0) | 2010.07.22 |
맥커보이 기자님보다 반가운 월링요원비련(?)의 여인 레이첼 월링요원이 등장한다. 반갑기도 한편 아슬아슬한 인물이기도 한데, 코넬리의 전작인 '시인'에선 기자인 존 맥커보이, 후속인 '시인의 계곡'에선 은퇴경찰이자 탐정인 헤리 보슈와 함께 연쇄살인범 시인의 뒤를 좇다 잠자리까지 같이 하게 되는, FBI 수사관으로서의 명성에 흠집을 내고 한직으로 내몰리는 안타까운 여인네다.
크라임 스릴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는 전작들의 충만한 재미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내심 못마땅했던 부분에는 월링요원의 안타까운 처지가 한몫을 했다. 맹활약하는 남성들만큼이나 FBI 프로파일러로서의 출중한 근성을 보여주지만 하룻밤 잠자리 이후 그네들과의 이별은 그렇다쳐도, 활약에 대한 보상은 커녕 한직으로 밀려나는 수모까지 당하고야 마는데... 월링에 대한 작가 코넬리의 홀대(?)가 공평치 못하다 느꼈었나 보다. 이번에는 끝까지 자신의 자리를 지켜낼 수 있으려나 하는 걱정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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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에 부합(?)한 요원은 결국 FBI 수사관직을 내놓게 되는 궁지에 몰리게 되니, 순간 여타 전작에서처럼 일회성 러브라인의 한 축으로 남고 마려나 싶은 안타까움은 더해지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맥커보이를 지원해주는 선이긴 하지만 이번만큼은 사랑이든 일이든, 스스로의 문제를 잘 이겨내준다.
디지털 사회에 뒤쳐져가는 아날로그 세대에 대한 슬프고 정직한 연민이 드러난 작품'시인'편에서의 활약으로 유명세를 치룬 잭 맥커보이는 LA타임즈로 스카웃되기까지 하는데, 10여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엔 해고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 높은 연봉과 디지털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고리타분함으로 인해 신입기자 쿡에게 업무 인수인계후 퇴직할 것을 통보받은 것이다. 얼마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검거된 자신의 손자가 무죄라는 항의전화를 받은 후 멋진 은퇴기사가 될 것임을 직감한 그는 유사사건에 대한 조사를 위해 라스베이거스로 떠난다. 돌연 신용카드와 휴대폰이 정지되고, 통장의 돈이 임의출금되는 등 알 수 없는 위협을 받게 되는데 결국 FBI 수사관 레이첼 월링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되고 그녀와 함께 새로운 연쇄살인범의 흔적을 쫓게 된다.
혹, 제프리 디버의 '브로큰 윈도'를 읽었다면 묘한 기시감을 느낄 수도 있는 것이 범인은 누군가의 삶이 기록된 RAW DATA에 대한 접근권한을 갖고 있는 자 그리고 해박한 지식으로 DATA를 조작해낼 수 있는 자, 결국 제프리 디버의 작품에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사나이'로 호칭되는 IT 종사자와 상통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일상생활 태반을 직간접으로 관여하고 있는 '디지털'이란 키워드가 갖는 위험성 또는 허점이 일련의 장르작가들에겐 위협적인 범행도구로서 다가가는 매력이란게 꽤나 큰 듯 싶은데... 앞으로도 '디지털에 대한 맹신'이란 일상들이 그들의 작품속에 종종 나타날 수 있을거라 쉽게 짐작해낼 수 있는 부분이다.
다 알고도 느끼는 재미마지막 반전이 스릴러의 묘미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겐 안타깝게도, 연쇄살인범의 정체는 처음부터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점차 드러나기야 하지만 불우한 어린시절로 인한 살인의 동기도 그리고 범행과정 또한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그렇다고 재미를 소홀히 하진 않는다. 저널리즘을 전공하고, 저널리스트로 근무하며 퓰리처상 후보에까지 오르는, LA타임즈의 범죄 담당 기자로 근무했던 작가의 전력에 걸맞게... 잭 맥커보이를 빌어 급박하게 돌아가는 신문사 데스크에서의 역동성을 고스란히 작품내로 끌어들이고 있는데. 점차 디지털매체에 자리를 빼앗기고 있는 기성언론사의 위기 또한 슬그머니 들추어내 현실감을 더하고 있다. 여기에 연쇄살인범 웨슬리 카버가 잭 맥커보이를, 얼마뒤엔 레이첼 월링까지를 제거대상으로 설정하고부터 전개되는 일종의 경쟁구도 또한, 범인을 찾아나가는 추리의 묘미 못지 않게 속도감 내지 아슬아슬한 재미의 축이 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제프리 디버의 '브로큰 윈도'의 경우, 디지털의 위협 자체는 소설을 이끌어가는 주요 소재로만 활용된다는 느낌이 강한데, '허수아비'의 등장인물들이 디지털에 대한 개개인의 적응력과 별개로 이를 커다란 흐름으로 인정하고 있는 반면, 스프레드 시트 프로그램인 엑셀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거나 필요할때 배우면 된다라는 식의 인식에서 알 수 있듯, 광범위한 일상의 대변이라 느끼기엔 모자란 나름대로의 선이란게 '브로큰 윈도'의 인물들에게서 느껴지기 때문일 듯.
범죄행위 자체를 그 주체를 미리 드러냈음인가, 큰 모양새의 활극도 극적 반전도 보이질 않지만 그렇다고 지지부진할 기미조차 드러내지 않는 코넬리의 역량이 느껴지는 작품인데, 작가의 사실적인 체험이 고루 반영되어 있기 때문인지 독자와 작품간 거리폭을 크지 않게 유지할 수 있는 이점이 충분히 반영되어 있다. 다른 걸 다 떠나서, 레이첼의 귀환 자체가 무척이나 반갑고... 짧은 해후로 마무리되지 않고 차후를 기대할만한 로맨스로 이어진다는 것 또한 기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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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아직 진부한 말이 아니다 '노무현시대와 디지털 민주주의' (0) | 2010.07.09 |
스릴러 거장의 최신작할런 코벤은 미국의 3대 미스터리 문학상으로 꼽히는 에드거상, 셰이머스상, 앤서니상을 최초로 모두 석권하였을만큼 전 세계적인 스릴러의 거장으로 알려져 있다. 스릴러라는 장르에 처음 관심을 가졌을 때 흔하게 추천받던 작가 중 하나였으니 그의 이름만 보고 책을 골라내도 적어도 재미라는 면에 있어서는 명성만큼의 만족감을 얻을 수 있었다. 할런 코벤 최고의 역작이란 극찬까지 얻고 있는 '결백'은 '당신은 그를 죽일 의도가 없었다'라는 기묘한 문구를 첫 시작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당신은 그를 죽일 의도가 없었다.여기서 당신이라 함은, 스무살의 젊은 청년 '맷 헌터'를 의미한다. '결백'의 주인공인 '맷 헌터'가 앞으로 처하게 될 상황에 대한 독자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함인지, 일생에 큰 전환점이 되는 사건이 발발하기까지의 초반부에서는 '그와 독자'를 '당신'이라 호칭하고 있다. 이후의 모든 내용은 3인칭 시점에서 전개되지만 마지막 결론부에서는 다시 한번 '당신'을 언급하며 모든 갈등이 해소되고 나서의 평화로움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식이다.
할런 코벤의 최신작 '결백'은 우발적인 사고로 살인을 하게 된 주인공이 출소후 만난 아내와 새로운 삶을 꿈꾸던 중 위험한 음모에 빠져들어가고 이를 극적으로 헤쳐나오는 과정을 속도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아내 올리비아의 성화에 마련한 카메라가 달린 휴대폰. 어느날 휴대폰으로 낯선 남성과 함께 있는 올리비아의 사진과 동영상이 전송된다. 출장중인 아내와는 연락이 두절되고, 불륜을 의심한 맷 헌터는 사설탐정을 고용해 아내의 비밀을 캐는 한편, 자신을 미행중인 정체불명 사나이의 신원을 확인해 낸다. 이후 모든 것들이 것잡을 수 없이 엉키면서 또 다른 살인누명을 쓰고 도망다니게 되는데... 올리비아의 고백으로 밝혀지는 그녀의 아픈 과거, 그 안에 실마리를 두고 있던 위험한 음모가 다시 시작된다.
복잡하게 엉켜들어가는 실타레할런 코벤의 작품 대부분, 보통의 스릴러 대부분에서 그렇듯 주인공은 터무니없는 모함 내지 함정에 빠져 도저히 탈출구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여기에 주변인물을 위주로한 또 다른 갈등구조가 더해져 전지전능한 신의 도움이라도 없다면 어느 누구라도 빠져나오지 못할 깊이로 미로의 규모가 한층 더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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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백>에서도 예외는 없다. 우발적인 살인과 9년의 복역후 새로운 삶을 살아가려는 맷 헌터를 중심으로 휴대폰으로 전송된 아내와 외간 남자의 사진에 대한 의문, 그를 미행하던 사나이의 정체, 맷이 죽인 스티브의 부모 맥그래스 부부와의 앙금, 살인이란 전력을 앉고 시작하는 새로운 삶에 대한 불안감, 스트리퍼 키미를 찾아간 소녀의 정체, 소녀의 엄마이자 키미의 절친이었던 캔디의 죽음에 대한 비밀, 카톨릭 학교 안에서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된 수녀의 정체, 형수인 마샤와 맷의 미묘한 관계, 맥스라는 전직 형사의 의문의 죽음, 맷의 동창이자 수사관인 로렌과 엄마 사이의 갈등, 자취를 감춰버린 악덕업주 클라이드와 엠마의 소재 등등 외에도 수도 없는 과제들이 엉켜든다. 주인공 맷과 조력자들이 온몸을 던져 해결해야할 일종의 과제들인데... 도대체 어떻게 해결되려나 내지 해결이 될 수 있을 문제인가 싶은 기대감과 걱정이 반반이다.
재미는 있지만... 너무 극적이어서 느끼게 되는 거부감최초, 맷의 우발적인 살인부터 시작해 수도 없이 가지치기를 시작하는 각 사건과 감춰진 비밀들은 분명 어떤 연관성 위에 위치하고 있다. 그 연관성을 바탕으로 어느 하나의 가지라도 내버려두지 않고 작품이라는 나무 하나로 끌어안는 건 분명 작가가 보여주는 특출난 능력때문이다. 그야말로 어느 것 하나도 서로 연관되지 않은 건 분명 없다. 더욱 기가 막힌 건, 그 어느 것 하나도 일관된 흐름에서 놓치지 않고 살뜰히 챙겨내 갈등관계에서 해소시켜 버리는 조합의 능력인데... 마지막, 그간 등장한 '잔가지들의 정체 내지 의도'가 밝혀지는 과정은 굴곡의 정도가 심한 반전과 반전의 이어짐으로 나타난다.
어느 순간 슬핏 웃음이 나와 버리는 건, 마치 수천개의 부품으로 분해되어 있는 전자제품을 누군가 완벽하게 재조립하는 과정을 목전에서 목격했을 때의 황망함과도 같다. 씁쓸한 웃음은 조립의 능력에 대한 경탄의 의미일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론 너무나 극적인 조립과정에 대한 거북함의 표현일 수도 있게 된다.
수습의 범위에서 아예 벗어나 있을성 싶은 것들까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자면 급박한 마무리의 휘몰아치기에 대한 거부감은 그렇다쳐도 지나치게 완벽한 수습국면이란게 왠지 너무하다라는 느낌까지도 들게 되니, 예를 들어 살인이란 일종의 원죄를 품게 된 주인공은 평생 안고 살아가야할 것 같던 살인의 회한마저 극적인 과정을 거쳐 냉큼 덜어내게 되고, 아버지의 자살에 대한 책망으로 어머니를 원망하며 살아가던 로렌의 고민 또한 어떤 깨달음을 거쳐 앙금을 떨쳐내는 식으로 '틈 하나 남겨두지 않는 해피엔딩'을 지향한다. 결국, 퍼즐이 제자리를 찾아가듯 원래의 위치로 맞물려 돌아가는 과정을 보자니 기교가 대단하다라는 감탄스러움만큼이나 과하다는 거부감도 그만큼이 되어버린다.
결백한 건 분명 알겠는데... 왜 그리 사소해 보이는 것들까지 결백의 틀에 맞춰 제자리로 돌아가야 하나 싶은 거북스러움... 결백을 드러내는 과정이 건조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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