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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9.16 에티켓 좀 지킵시다! '동국대학교 중앙도서관 에티켓 캠페인' 6
- 2010.09.14 보슈형사의 넘치는 매력 '블랙에코 The Black Echo' 2
- 2010.09.13 두려움에 버무려진 웃음... '모든 일은 결국 벌어진다 Everything's Eventual' 6
- 2010.08.26 어둠 너머 밤의 향기... '언더베리의 마녀들 Nocturnes' 6
에티켓/etiquette[étiquette] [명사] 사교상의 마음가짐이나 몸가짐. '예의', '예절', '품위'로 순화
한마디로 안지키는 이들이 적진 않은 편이다.
개중엔 몰라서 안지키는 경우도 있다고도 하지만, 개인적으론 동의하지 않는다. 태반은 알면서 안지키는 경우가 많은 편일 듯...
서로에 대한 배려에 보다 신경써야할 대표적인 공간, 도서관에서는 어떤 부분을 유의해야하는지에 대한 캠페인이 동국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도서관 에티켓 캠페인 프로그램'이란 행사명으로 진행 중이다. 행사는 1. 도서관 에티켓 준수 서약서 작성, 2. 에티켓 UCC 공모전, 3. 에티켓 안내카드 배부, 4. 오훼손도서 전시회 이상 4가지 영역으로 진행되고 있다.
가치를 빌리고 배려를 반납하는 도서관학문적 지식습득 뿐만 아니라, 인격소양의 소중한 매체로서 '책'이 갖는 그 가치는 오늘날까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명제인 듯. 각종 디지털기기로 인해 e-Book, e-Journal 등 디지털매체의 위상이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녹록치 않은 관록을 지니고 있는 매체가 바로 '책'인 것이다. 디지털의 전방위 위협속에서도 독자적인 위세를 잃지 않고 있는데, 변화의 조짐이란게 그 영향력을 조금씩 키운다 하더라도, 수천년을 이어져온 인류의 '아날로그적인 취향-활자매체에 대한'을 그리 간단히 움직이기는 힘들지 않을까...? 여기까지는 사족...--;;
단행본, 정기간행물류의 페이퍼 자료가 아닌 디지털 자료이든간에, 이용자 각자가 부여한 나름대로의 가치를 지닌 대상일테고, 우리가 빌리는 가치 대신, 배려를 늘 상기시켜야 한다는 의미...? 배려는 다른 이들에 대한 것일 수도, 시설물에 대한 것일 수도 아니면 자료에 대한 것일 수도 있지만 결국엔 같은 의미일 것인데... 꽤나 의미심장한 슬로건으로 와닿는다.
도서관 에티켓 준수 서약서 작성! 나 자신의 각오 다지기!
에티켓 캠페인의 첫번째인 서약서 작성. 도서관을 이용함에 있어 기본 예의라 할만한 것들을 내 스스로가 지키자는 자신에 대한 다짐의 서약이다. 간단한 신상정보를 적고, 자신의 서명 옆에 '약속의 한마디'를 적는다. 최고의 한마디상(1명), 약속의 한마디상(2명)을 선정해 선물도 주는 서약서 작성은 캠페인 이틀째 오전에 이미 1,000여명 이상을 돌파했을만큼 동참의 열기가 강렬하다. 에티켓 준수 서약 켐페인은 2010. 9. 6 (월) - 17 (금) 일정으로, 평일 기준으로 매일 11:00-13:00, 15:00-17:00, 중앙도서관 로비 및 정문에서 진행된다.
약속의 한마디란을 보면 '힐 안 신을께요', '조용히 한다에 왼팔을 걸겠습니다', '근로 떨어졌지만 열심히!' 등등의 재기발랄한 문구부터 '문화인의 한걸음', '내 책이 아닌 것을 생각합시다' 등과 같은 묵직한 문구가 넘쳐나는지라, 어느 분이 최고의 한마디상을 수상하게 될까... 무척이나 궁금...^^
서약서 작성의 열기를 잠시 훔쳐보면...
서약서를 작성하면, L자파일과 수첩은 기본이고, 덤으로 맛있는 사탕까지 얻어먹을 수 있다...--;;
에티켓 안내카드 배부! 지켜야할 것들을 상기시키기!중앙도서관 정문에서는 여러명의 근로장학생들이 에티켓 안내카드라는 걸 나누어 준다. 에티켓 안내카드는 종합카드 1장, 구체적인 준수사항이 적힌 11장의 세부 실행카드 총 12장의 카드로 구성되어 있다. 종합카드는 서약서 작성시 나누어주는 L자파일에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고, 전면엔 에티켓 캠페인 슬로건, 후면엔 안내카드 배부에 따른 이벤트가 언급되어 있다.
매일매일 무작위로 배부되는 11장의 세부 실행카드 중 5장을 모으고, 서약서를 작성하면서 받았을 종합카드와 함께 제출하면, 이를 추첨해 문화상품권을 선물로 준다.
에티켓 안내카드의 이모저모를 보면.
에티켓 하나, 도서관에서는 펜으로 말해요 (정숙은 기본입니다)
에티켓 둘, 신발을 끌어도 당신에게 끌리진 않아요 (열람실을 걸을 땐 살금살금!)
에티켓 셋, 책은 책상에서, 노트북은 노트북존에서 (노트북은 이용공간이 따로 있습니다)
에티켓 넷, 당신의 벨소리에 도서관은 웁니다 (휴대폰은 '무음모드'가 매너입니다)
에티켓 다섯, 연체료는 양심의 대가가 아닙니다 (도서 반납예정일을 준수해주세요)
에티켓 여섯, 찢겨진 책장에서 등록금이 샙니다 (도서관 자료를 소중히 아껴주세요)
에티켓 일곱, 그 책은 외박을 허락 받으셨나요 (나가기 전 책은 대출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세요)
에티켓 여덟, 식사는 식당에서, 독서는 도서관에서 (도서관에는 물만 가지고 들어오세요)
에티켓 아홉, 열정은 안에서, 담배는 밖에서 태우세요 (도서관 내부는 모두 금연이에요)
에티켓 열, 열람실은 개인 독서실이 아닙니다 (열람실 사석화를 하지 맙시다)
에티켓 열 하나, 놓고 가신 물건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이동시 귀중품은 꼭 챙기세요)
총 11개의 구체적인 에티켓 실행사항이 부제와 함께 기재되어 있다. 각 문구의 의미를 곱씹을 필요도 없이 기본 중의 기본인 내용들이다. 물론 이 외에도 수도 없이 지켜야 할 것들이 많은데... 결국 적당한 이성수준의 소유자라면, 위 11개의 에티켓이 담고 있을 숨어 있는 배려의 자세를 간파해, 어렵지 않게 응용해 낼 수 있지 않을까?
오훼손도서 전시회! 처참한 우리의 자화상!
사실 전시회는 전시장에 넣고 그럴듯하게 전시하거나 아이디어제안 게시판을 놓거나 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제시되긴 했지만, 이용자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의미 하나만을 좇아, 또 스스로들 편하게 들춰보며 이렇게 무절제한 자료이용사례도 있구나 실감케 하기 위해 열람테이블 세 개를 출입게이트쪽에 이어놓고, 간단한 치장만으로 소소하게 준비되었다. 전시회는 2010. 9. 6 (월) - 10. 1 (일) 간 중앙도서관 2층 로비에서 진행된다.
열람테이블에 단촐히 색지 하나 깔고, 그 위에 전시자료 올려놓고... 투명명패에 도서의 훼손내역을 짐작할 수 있는 문구를 출력해 넣는 식으로 총 12유형의 오훼손 도서를 전시하고 있다. 출입게이트를 들어가거나 나가면서 관람이 가능한데, 의도했던대로 많은 이용자가 전시된 도서를 직접 들춰보며 분노해하기도 씁쓸해하기도, 서로간에 의견을 나누기도 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내곤 했다.
전시된 오훼손 도서를 살펴보면...
개인적으로 제본하는걸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정이 가지 않을만큼 우울한 색의 표지로 제본된 도서를 보면, 그 고유한 맛을 상실해버린 듯 싶어서인데, 이런 식으로 책등이 사라지면... 어쩔 수 없이 제본을 해야만 한다. 회전률이 높은 인기도서에 주로 발생하는 현상. 시간이 지나면서 훼손되는 정도야 점점 심해질 수밖에 없겠지만, 이용자가 조금은 더 조심스럽게 보관하고 관리한다면, 그 정도를 많이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또, 이용 도중 책등이 떨어져나가면 버리지 말고 같이 챙겨서 반납하거나 하는 등의 센스도 필요할 것이다.
이공계 관련, 섬유 관련 자료인데, 샘플이 필요했던건지, 그나마 양심적으로(?) 몇 개는 남겨놓고 떼어간 경우. 샘플이 떨어져나가면서 이 책은 그 효용가치의 상당부분을 상실해버렸다. 그저 너무하다는 생각만이...--;;
그나마 양호한 경우인데... 곳곳에 페이지 구분표식을 이쁘게 붙였다. 엄밀히 봐서 자료가 훼손된 건 아니지만, 책을 공공의 자산이 아닌 개인의 사유물로 다루었음을 엿볼 수 있게 된다. 적어도 반납할 때 다시 원상태로 복구시키는 건 기본적인 예의가 아닐까?
어학 관련 자료, 특히 수험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현상으로 바로 뒤에 이용할 이들은 개의치 않다는 듯... 정답을 꼼꼼히 체크해 놓은 상태다. 대부분의 수험서엔 깨끗히 이용해달라는 스티커까지 별도로 부착되어 있지만, 별 소용이 없는 듯 싶은데... 굳이 정답체크가 필요하다면 용지를 따로 마련해 그 곳에 적는다든가 하는 등 타인에 대한 배려심을 갖추는게 좋을 것이다.
제일 인기 많은 전시도서로, 보자마자 쓴웃음이 나온다. 어찌나 꼼꼼히 형광펜으로 칠해놓았는지 눈이 다 현란해질 지경이다. 나날이 책값이 올라가긴 하지만 공용으로 이용하는 도서관 책을 완벽히도 자신의 것처럼 이용하는 건... 정말 자제좀 해야할 듯!
이것도 꽤나 눈길이 가는 전시도서로, 연습장이 없었는지 아니면 본인의 취향이 그러했는지 곳곳의 여백엔 발디딜틈 없이 낙서가 가득하다. 아마도 강의교재로 사용했던 듯, 각종 첨삭은 물론이고 강조를 위한 형광펜 채색(?)까지 낙서의 유형도 다양한데, 도서관 자료에 개인적인 낙서는 금물이다. 다른 이들이 이 책을 펼쳤을 때 느끼게 될 불쾌감을 조금이라도 떠올려 봤을까 궁금하다.
마찬가지 경우인데... 훼손된 자료는 개인의 성격 및 인성유형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과 관련된 내용이다. 본문의 내용을 적용할 수 있도록 여러장의 체크리스트와 그래프 용지가 부록으로 붙어 있는데, 이걸 깨끗하게(?) 떼어내어 개인적으로 사용하곤 슬쩍 놓고 간 경우다. 페이지를 떼어내며서 장정상태도 훼손되었고, 느슨해진 접착력때문에 다른 페이지들도 연이어 떨어져 나오고 있다. 아마 본인의 성격/인성상태가 몹시 궁금해서 저리했나본데, 굳이 검사하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흔히 읽고 있는 페이지 외의 페이지가 자꾸 넘어와 시야를 가리거나 할 때 흔히 책을 펼쳐놓고 묵직하게 누르곤 한다. 이리 되면 장정상태가 금방 훼손되어 버리는데 복사나 스캔시에도 최대한 유의해야할 부분이다. 혹, 이용도중 이렇게 훼손되어 버리면 슬쩍 버리고 가지 말고... 해당 자료실 근무자들에게 훼손사실을 알리고 바로 수선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도 필요하다.
복사나 스캔마저 귀찮았는지 필요한 페이지만 찢어가는 경우다. 일종의 절도 행위인만큼 편의를 위해서일지 모르겠지만 범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라고 경고의 메세지를 자신에게 떠올려야하지 않았을까? 정말 반이라도 남겨줘서 고마운건지... 무사히 게이트의 무단반출감응을 피해갈 수 있었던 행운을 축하해야하는건지 모를 일이다.
바로 위에 언급된 것과 유사한 사례다. 장정상태가 불량해서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온 경우도 물론 있지만, 종종 필요한 페이지만 떼어내 들고 다니다 슬쩍 버리거나 숨겨놓곤 한다. 자신은 종이 몇장을 찢어냈을 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보는 사람은 마음이 낱낱으로 찢어지게 된다.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극악무도한 사례이다. 페이지를 통째로 잘라가는 것과 마찬가지이겠지만, 이렇게 무자비하게 칼질을 해대는 마음이란건 이해할래야 이해할 수도 없다. 화보집 특히 근래 구입량이 늘어나고 있는 사진관련 학습책자나 사진집 등에서 종종 발견되곤 한다. 사진집은 고가인 경우가 많아 이렇게 훼손된 자료를 재구매하는데도 많은 애로사항이 따르는데... 정말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는 나쁜 짓이다.
얼마나 고심했을까... 커피를 쏟아놓고는 말리느라 고생좀 했을 듯. 커피 뿐만 아니라 라면국물부터 시작해 온갖 양념자국이 남겨져 있는 경우도 많은 편이다. 물에 훼손된 경우도 역시 많은데... 도서관 자료를 이용할때는 가급적 음식물 섭취는 자제하고 보관에 신경쓰는 예의가 필수적이다.
총장님과 정각원장님, 도서관장님 등의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이셨다. 오훼손도서 전시회의 경우 예상과 달리 학생들의 반응이 상당히 열광적이었는데, 재미있고 유쾌한 전시회는 절대 아니겠지만... 그냥 스쳐지나가기 보다는 대부분 전시된 오훼손자료를 들춰보며 서로간에 한심하다는 듯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열람테이블에 단촐히 색지 하나 깔고, 그 위에 전시자료 올려놓고... 투명명패에 도서의 훼손내역을 짐작할 수 있는 문구를 출력해 넣는 식으로 총 12유형의 오훼손 도서를 전시하고 있다. 출입게이트를 들어가거나 나가면서 관람이 가능한데, 의도했던대로 많은 이용자가 전시된 도서를 직접 들춰보며 분노해하기도 씁쓸해하기도, 서로간에 의견을 나누기도 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나타내곤 했다.
전시된 오훼손 도서를 살펴보면...
개인적으로 제본하는걸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정이 가지 않을만큼 우울한 색의 표지로 제본된 도서를 보면, 그 고유한 맛을 상실해버린 듯 싶어서인데, 이런 식으로 책등이 사라지면... 어쩔 수 없이 제본을 해야만 한다. 회전률이 높은 인기도서에 주로 발생하는 현상. 시간이 지나면서 훼손되는 정도야 점점 심해질 수밖에 없겠지만, 이용자가 조금은 더 조심스럽게 보관하고 관리한다면, 그 정도를 많이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또, 이용 도중 책등이 떨어져나가면 버리지 말고 같이 챙겨서 반납하거나 하는 등의 센스도 필요할 것이다.
이공계 관련, 섬유 관련 자료인데, 샘플이 필요했던건지, 그나마 양심적으로(?) 몇 개는 남겨놓고 떼어간 경우. 샘플이 떨어져나가면서 이 책은 그 효용가치의 상당부분을 상실해버렸다. 그저 너무하다는 생각만이...--;;
그나마 양호한 경우인데... 곳곳에 페이지 구분표식을 이쁘게 붙였다. 엄밀히 봐서 자료가 훼손된 건 아니지만, 책을 공공의 자산이 아닌 개인의 사유물로 다루었음을 엿볼 수 있게 된다. 적어도 반납할 때 다시 원상태로 복구시키는 건 기본적인 예의가 아닐까?
어학 관련 자료, 특히 수험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현상으로 바로 뒤에 이용할 이들은 개의치 않다는 듯... 정답을 꼼꼼히 체크해 놓은 상태다. 대부분의 수험서엔 깨끗히 이용해달라는 스티커까지 별도로 부착되어 있지만, 별 소용이 없는 듯 싶은데... 굳이 정답체크가 필요하다면 용지를 따로 마련해 그 곳에 적는다든가 하는 등 타인에 대한 배려심을 갖추는게 좋을 것이다.
제일 인기 많은 전시도서로, 보자마자 쓴웃음이 나온다. 어찌나 꼼꼼히 형광펜으로 칠해놓았는지 눈이 다 현란해질 지경이다. 나날이 책값이 올라가긴 하지만 공용으로 이용하는 도서관 책을 완벽히도 자신의 것처럼 이용하는 건... 정말 자제좀 해야할 듯!
이것도 꽤나 눈길이 가는 전시도서로, 연습장이 없었는지 아니면 본인의 취향이 그러했는지 곳곳의 여백엔 발디딜틈 없이 낙서가 가득하다. 아마도 강의교재로 사용했던 듯, 각종 첨삭은 물론이고 강조를 위한 형광펜 채색(?)까지 낙서의 유형도 다양한데, 도서관 자료에 개인적인 낙서는 금물이다. 다른 이들이 이 책을 펼쳤을 때 느끼게 될 불쾌감을 조금이라도 떠올려 봤을까 궁금하다.
마찬가지 경우인데... 훼손된 자료는 개인의 성격 및 인성유형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과 관련된 내용이다. 본문의 내용을 적용할 수 있도록 여러장의 체크리스트와 그래프 용지가 부록으로 붙어 있는데, 이걸 깨끗하게(?) 떼어내어 개인적으로 사용하곤 슬쩍 놓고 간 경우다. 페이지를 떼어내며서 장정상태도 훼손되었고, 느슨해진 접착력때문에 다른 페이지들도 연이어 떨어져 나오고 있다. 아마 본인의 성격/인성상태가 몹시 궁금해서 저리했나본데, 굳이 검사하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흔히 읽고 있는 페이지 외의 페이지가 자꾸 넘어와 시야를 가리거나 할 때 흔히 책을 펼쳐놓고 묵직하게 누르곤 한다. 이리 되면 장정상태가 금방 훼손되어 버리는데 복사나 스캔시에도 최대한 유의해야할 부분이다. 혹, 이용도중 이렇게 훼손되어 버리면 슬쩍 버리고 가지 말고... 해당 자료실 근무자들에게 훼손사실을 알리고 바로 수선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도 필요하다.
복사나 스캔마저 귀찮았는지 필요한 페이지만 찢어가는 경우다. 일종의 절도 행위인만큼 편의를 위해서일지 모르겠지만 범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라고 경고의 메세지를 자신에게 떠올려야하지 않았을까? 정말 반이라도 남겨줘서 고마운건지... 무사히 게이트의 무단반출감응을 피해갈 수 있었던 행운을 축하해야하는건지 모를 일이다.
바로 위에 언급된 것과 유사한 사례다. 장정상태가 불량해서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온 경우도 물론 있지만, 종종 필요한 페이지만 떼어내 들고 다니다 슬쩍 버리거나 숨겨놓곤 한다. 자신은 종이 몇장을 찢어냈을 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보는 사람은 마음이 낱낱으로 찢어지게 된다.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극악무도한 사례이다. 페이지를 통째로 잘라가는 것과 마찬가지이겠지만, 이렇게 무자비하게 칼질을 해대는 마음이란건 이해할래야 이해할 수도 없다. 화보집 특히 근래 구입량이 늘어나고 있는 사진관련 학습책자나 사진집 등에서 종종 발견되곤 한다. 사진집은 고가인 경우가 많아 이렇게 훼손된 자료를 재구매하는데도 많은 애로사항이 따르는데... 정말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는 나쁜 짓이다.
얼마나 고심했을까... 커피를 쏟아놓고는 말리느라 고생좀 했을 듯. 커피 뿐만 아니라 라면국물부터 시작해 온갖 양념자국이 남겨져 있는 경우도 많은 편이다. 물에 훼손된 경우도 역시 많은데... 도서관 자료를 이용할때는 가급적 음식물 섭취는 자제하고 보관에 신경쓰는 예의가 필수적이다.
총장님과 정각원장님, 도서관장님 등의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이셨다. 오훼손도서 전시회의 경우 예상과 달리 학생들의 반응이 상당히 열광적이었는데, 재미있고 유쾌한 전시회는 절대 아니겠지만... 그냥 스쳐지나가기 보다는 대부분 전시된 오훼손자료를 들춰보며 서로간에 한심하다는 듯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또, 오훼손 방지를 위한 아이디어 공모도 진행중인데... 응모용지가 금새 떨어질만큼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모습. 아직 열어보진 않았지만... 꽤나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많이 등장했을 것 같다. 다만, 우리 자신들에게 필요한건... 기발한 아이디어보다는... '내가 보는 자료는 남들도 보게 될거라는... 내가 싫은 건 남도 싫을 것이다라는 기본적인 배려심'의 함양이 아닐까... 바로 그런 배려심이 에티켓일 것이다.
에티켓 관련 UCC 공모전!마지막으로 에티켓 UCC 공모전이 현재 진행 중인데. 사진과 포스터, 동영상의 3개 분야로 나뉘어져 있다. 시상내역을 보면 알 수 있듯 캠페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꽤나 높다. 물론, 응모대상은 동국대학교의 구성원으로 제한된다.
응모기간은 2010. 9. 13 (월) - 30 (목) 사이로, 도서관 에티켓 관련 메시지를 쉽게 공감케 하는 창의적인 내용, 도서관 에티켓을 준수하는 좋은 사례 및 나쁜 사례 등을 제작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다. 대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재치가 번득이는 그런 작품들이 많이 접수되기를...!!!
이상으로... 동국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도서관 에티켓 캠페인'의 면면을 살펴보았는데... 누구나가 지켜야할 에티켓이기 때문에 비단 동국대학교 구성원들이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곱씹어야할 내용들이지 않을까 싶다.
결국 에티켓이란건... 도서관을 이용할때만 떠올려야하는 규율이 아니라, 어디에서든 상식적으로 늘 상기시켜야할 기본 중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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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코넬리의 2010년 신작이자, 이전 <시인이 계곡>에서 은퇴한 강력반 형사로 등장해 맹활약하셨던 해리 보슈가 등장한다는 걸 알고는 읽기 시작. 스릴러물이 득세하는 여름이란 계절의 특성 탓인가? 마이클 코넬리 열풍(?)이 부는 건가? 열심히도 신작을 내놓는구나 싶었으나 마지막에 소개된 마이클 코넬리 작품 연보를 보는 순간, 적어도 신작은 아니었구나 하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블랙에코>는 1992년도에 출간된 코넬리의 데뷔작이자 해리 보슈 시리즈 1편으로 1996년도에 국내에 번역판이 소개되었으니 원서 출간연도로부터 근 20여년에 가까운 지금 재출간된 셈이다. 또 2010년도까지 총 16편의 해리 보슈 시리즈 중 국내에 번역된 건 고작 3편 뿐이니 코넬리나 보슈의 팬들에겐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 되겠다...--;;
전작에서 느꼈지만, 해리 보슈 이 남자... 꽤나 근사하다. 그래서인지 어느 편에서나 매력적인 여주인공분들께서 보슈에게 흠뻑 빠져버린다. 물론 연배에 어울리지 않게 불장난(?)이 태반이어서 문제이긴 하지만.
아무튼, 골목길 포장마차 외진 구석에서 갈라진 음성으로 탁주 한사발을 외치는 거친 분위기의 중년 남자, 희끗희끗한 흰머리가 멋스럽게 섞여있고, 니코틴에 물든 누런 앞니와 얼굴의 반 이상을 덮고 있을 무절제한 턱수염이 첫 인상으로 다가올 것 같은 남자. 하지만 날카롭고도 매력적인 눈빛 탓에 함부로 말 걸긴 힘든 분위기 등을 떠올리면 적당하겠다.
한마디로 거친 매력을 잔뜩 머금은 보슈 형사, 이 데뷔작에서부터 조직 부적응자로 몰려 한직으로 좌천된 신세다. 남들이 모두 약물중독자의 말로라 단정내린 한구의 시신이 다름아닌 베트남전에서 땅굴쥐(베트콩의 주 이동통로였던 땅굴에 폭탄을 설치하는 군인)로 같이 복무했던 메도우스임을 깨닫곤, 사인을 찾기 위해 나홀로 동분서주한다. 물론 저 혼자 타살이라 결론내리곤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하는데, 1년여전 있었던 대형 은행강도 사건과 그의 죽음이 연결되어 있음을 눈치채고야 만다. 갑작스러운 FBI의 개입, 이번 참에 보슈의 경찰인생을 끝장내려는 LA경찰국 내사과의 집요한 간섭, 수사정보의 알 수 없는 유출 등으로 그는 점점 궁지에 몰리게 되는데...
크라임 스릴러의 거장이라는 호칭에 적당하게, 코넬리가 그의 데뷔작에서 다루는 내용 또한 외톨이 형사의 투박한 범죄해결과정이 시작이자 끝이다. 몇 가지 증거나 우연적인 정황들로 미루어 짐작해 사건을 해결하기 보다는 다양한 방향에서의 수사전개와 그에 따르는 결과물에 의해 다음 이야기가 진행되는 식인데, 철저한 인과에 의해 진행되다보니 그 짜임새 하나만으로도 관망하는 독자의 재미가 쏠쏠한 편이다.
이번에도, 저널리스트 출신이라는 코넬리의 배경은 '범법을 저지른 자'와 '정의를 행하려는 자' 사이의 단조로운 추격전을 풍성한 이야기거리로 채우는데 있어 여지없는 장점으로 작용하는 듯 한데, 국내에 소개된 그의 작품 태반에서 느끼게 되는 큰 매력 중 하나가 이 부분이다. 어쩌면 뻔해보이는 상황임에도 영화 한편을 보는 듯, 눈앞에 형상화되는 범죄의 윤곽 그리고 오밀조밀한 수사과정, 여기에 실제 그럴 것 같다 싶은 경찰이나 언론의 행태 등이 덧대어지며 긴박감을 늦추지 않는다. 물론, 수도 없는 것들을 끌어다모으면서도 글 전개에 전혀 지장이 되지 않도록 적절히 배치해내는 작가의 능력엔, 기본이라 할 수 있을 글재주도 한 몫 하는 듯 싶은데...
결국, 이런 기본기 탓인지... 이 데뷔작이나 한참의 연륜이 쌓인 뒤에 나왔을 다른 작품이나 큰 차이가 없는 편으로, 독자 입장에선 아무 거나 골라봐도 코넬리의 작품일 성 싶고, 명성에 모자라지 않는 재미를 챙길 수 있게 된다.
다만... 초반부의 평이한 수사과정 이후 일종의 충격요법(?)을 줘야한다는 의무감에 시달리는 건지 나름대로의 반전이란걸 심어놓긴 하는데, 범죄소설에서의 반전이라 해봐야, '알고 보니 엉뚱한 인물이 범인이었다' 라는 수준을 넘어설 수 없으니, 온갖 사연을 부여한다해도 다소 억지스러울 수 있는 여지가 있게 된다.
다소 군더더기 같은 결말...? 단 하나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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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에코>는 1992년도에 출간된 코넬리의 데뷔작이자 해리 보슈 시리즈 1편으로 1996년도에 국내에 번역판이 소개되었으니 원서 출간연도로부터 근 20여년에 가까운 지금 재출간된 셈이다. 또 2010년도까지 총 16편의 해리 보슈 시리즈 중 국내에 번역된 건 고작 3편 뿐이니 코넬리나 보슈의 팬들에겐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 되겠다...--;;
전작에서 느꼈지만, 해리 보슈 이 남자... 꽤나 근사하다. 그래서인지 어느 편에서나 매력적인 여주인공분들께서 보슈에게 흠뻑 빠져버린다. 물론 연배에 어울리지 않게 불장난(?)이 태반이어서 문제이긴 하지만.
아무튼, 골목길 포장마차 외진 구석에서 갈라진 음성으로 탁주 한사발을 외치는 거친 분위기의 중년 남자, 희끗희끗한 흰머리가 멋스럽게 섞여있고, 니코틴에 물든 누런 앞니와 얼굴의 반 이상을 덮고 있을 무절제한 턱수염이 첫 인상으로 다가올 것 같은 남자. 하지만 날카롭고도 매력적인 눈빛 탓에 함부로 말 걸긴 힘든 분위기 등을 떠올리면 적당하겠다.
한마디로 거친 매력을 잔뜩 머금은 보슈 형사, 이 데뷔작에서부터 조직 부적응자로 몰려 한직으로 좌천된 신세다. 남들이 모두 약물중독자의 말로라 단정내린 한구의 시신이 다름아닌 베트남전에서 땅굴쥐(베트콩의 주 이동통로였던 땅굴에 폭탄을 설치하는 군인)로 같이 복무했던 메도우스임을 깨닫곤, 사인을 찾기 위해 나홀로 동분서주한다. 물론 저 혼자 타살이라 결론내리곤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하는데, 1년여전 있었던 대형 은행강도 사건과 그의 죽음이 연결되어 있음을 눈치채고야 만다. 갑작스러운 FBI의 개입, 이번 참에 보슈의 경찰인생을 끝장내려는 LA경찰국 내사과의 집요한 간섭, 수사정보의 알 수 없는 유출 등으로 그는 점점 궁지에 몰리게 되는데...
크라임 스릴러의 거장이라는 호칭에 적당하게, 코넬리가 그의 데뷔작에서 다루는 내용 또한 외톨이 형사의 투박한 범죄해결과정이 시작이자 끝이다. 몇 가지 증거나 우연적인 정황들로 미루어 짐작해 사건을 해결하기 보다는 다양한 방향에서의 수사전개와 그에 따르는 결과물에 의해 다음 이야기가 진행되는 식인데, 철저한 인과에 의해 진행되다보니 그 짜임새 하나만으로도 관망하는 독자의 재미가 쏠쏠한 편이다.
이번에도, 저널리스트 출신이라는 코넬리의 배경은 '범법을 저지른 자'와 '정의를 행하려는 자' 사이의 단조로운 추격전을 풍성한 이야기거리로 채우는데 있어 여지없는 장점으로 작용하는 듯 한데, 국내에 소개된 그의 작품 태반에서 느끼게 되는 큰 매력 중 하나가 이 부분이다. 어쩌면 뻔해보이는 상황임에도 영화 한편을 보는 듯, 눈앞에 형상화되는 범죄의 윤곽 그리고 오밀조밀한 수사과정, 여기에 실제 그럴 것 같다 싶은 경찰이나 언론의 행태 등이 덧대어지며 긴박감을 늦추지 않는다. 물론, 수도 없는 것들을 끌어다모으면서도 글 전개에 전혀 지장이 되지 않도록 적절히 배치해내는 작가의 능력엔, 기본이라 할 수 있을 글재주도 한 몫 하는 듯 싶은데...
결국, 이런 기본기 탓인지... 이 데뷔작이나 한참의 연륜이 쌓인 뒤에 나왔을 다른 작품이나 큰 차이가 없는 편으로, 독자 입장에선 아무 거나 골라봐도 코넬리의 작품일 성 싶고, 명성에 모자라지 않는 재미를 챙길 수 있게 된다.
다만... 초반부의 평이한 수사과정 이후 일종의 충격요법(?)을 줘야한다는 의무감에 시달리는 건지 나름대로의 반전이란걸 심어놓긴 하는데, 범죄소설에서의 반전이라 해봐야, '알고 보니 엉뚱한 인물이 범인이었다' 라는 수준을 넘어설 수 없으니, 온갖 사연을 부여한다해도 다소 억지스러울 수 있는 여지가 있게 된다.
다소 군더더기 같은 결말...? 단 하나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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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제왕? 상상력의 제왕? 하여튼 제왕...<모든 일은 결국 벌어진다>는 스티븐 킹의 14개 단편을 상˙하 각각 7편씩 나누어 모은 단편집으로 오 헨리 문학상 수상작인 <검은 정장의 악마>외에도, 총잡이 롤랜드의 서부할극(?) <다크 타워>의 외전이 수록되어 있어 후속편이 번역되기만을 기다리는 나 같은 열혈독자들의 지루함 또한 꽤나 위로할만 하다. 또, 죽은 자의 차에 동승하게 된다는 <총알 차 타기>, 존 쿠삭이 주연한 영화 '1408'의 원작인 <1408> 등 스티븐 킹을 왜 이야기의 제왕라 칭하는지, 그가 지닌 상상력과 이를 글로 표현해내는 능력이 왜 경외스러울 수밖에 없는지를 절감케 하는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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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단편마다 집필하게 된 배경이나 감상 등을 킹 본인이 적어놓고 있는데, 일종의 작품해설을 작가 본인의 입을 통해 듣게 된다는 생소한 친절함에도 놀랍지만 독자로 하여 더욱 힘 빠지는 건 그가 언급한 이야기의 시작점이 지극히 사소하다라는 점이다. 때문에 사소한 소재거리가 한편의 작품으로 만들어지는 비약적인 거리감에 대한 감탄은 물론 인간 대 인간으로서 자연스레 떠올리는 좁혀지지 않을 열등감마저 괴로울 지경으로 다가온다.
예로, 할아버지가 숲속에서 악마를 보았다는 친구의 이야기를 소재로한 <악마를 보았다>, 휴게소 화장실의 낙서를 모으던 습관을 담아내고자 써내려갔다는 <당신이 사랑하는 모든 것이 사라질 것이다>, 한 젊은이가 자기 집 배수구에 잔돈을 버리는 장면을 문득 떠올리고 썼다는 <모든 일은 결국 벌어진다>, 아내가 선물한 그림 한편에서 착안한 <로드 바이러스, 북쪽으로 가다>, 식당을 지나다 우연히 마주친 지배인의 시니컬한 눈짓을 보고 바로 써내려갔다는 <고담 카페에서의 점심식사> 등등 누구나 여러 번 듣거나 겪었을 일상의 소소함이, 이 킹이란 작가에겐 대단히도 문학적인 반찬거리(?)가 되고 있음을 다소 황망히 지켜보게 되는 것이다.
아무튼... 내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방식이 단편소설이다라고 말하는 집필의지에서 볼 수 있 듯, 킹의 단편은 장편에 비해 상대적 강렬함이란게 도드라지는데, '저 놈은 나쁜 놈이야' 라는 정서를 에둘러 표현하기 보다는 '이런 개새끼!' 라는 직설화법조차 망설이지 않는 것이다. 짧은 분량의 글에서 그의 장기인 공포, 시니컬한 유머와 더불어 인간에 대한 철학적인 이해까지 담아내기 위한 나름대로의 처방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14편의 작품에서 공통되게 느껴지는 부분 중 하나인데...
두려움의 종류엔 두 가지가 있다.우선, 킹을 공포소설 작가라고 치부하는 편리한 구분 그대로, 공포... 즉 특정대상에 갖는 인간이 느낄 두려움에 대한 묘사와 유도는 여전하다. TV속 두려움과 진짜 두려움. 킹은 우리가 삶의 대부분에서 느끼는 두려움이란 TV속 두려움이라고 설명한다. 화장실 안 그늘 속에서 소복 입은 처녀귀신의 음영이 어른거리지 않을까? 건강진단 결과로 암 말기 판정이 나오지나 않을까? 라는 식의 두려움 속엔 처녀귀신이란 존재도 없고, 암 판정을 받지도 않을 거라는 '사실'에 대한 기대가 있기 때문이고 그런 극적 상황은 TV속에서나 일어나는 일이기에 진정한 두려움이 아니라는 것이다.
진정한 두려움은 정말 뭔가 일어나도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 뒤로 물러서봐도 다른 여지가 없을 때나 느끼는 것이라는데, 결국 킹의 작품에서 독자들이 느끼는 건, 책속 두려움일테니 TV속 두려움이라는 절박함이 결여된 가짜 두려움의 한 유형일 수 밖에 없다는 한계를 자인하고 있는 셈일 수도 있겠지만, 'TV속 두려움과 진짜 두려움'의 사잇길에서 독자로 하여금 길을 잃게 만드는게 작가의 능력이라면, <모든 일은 결국 벌어진다>에 수록된 단편들에선 절박했을 상황, 또 그 상황과 맞물려가는 인물들의 세밀한 심리묘사를 통한 킹의 작가적 능력이 어떤 경지를 넘어서있음 또한 느끼게 된다.
여기엔 모호한 상황과 뚜렷한 심리묘사가 한 몫을 하는 듯 싶은데, 대부분의 작품은 '두려움의 원인에 대한 직접적인 풀이'에 인색한 편이다. 반면, 두려움에 잠식되어 가거나 이를 벗어나려는 등장인물들의 심리에 대한 섬세한 해석은 잔뜩 날이 서 있는 칼날과 같아 기괴함 내지 공포감 조성에 마구 덧칠을 해대고 있다.
당신이 사랑하는 모든 것이 사라질 것이다.또... '죽어도 아가리를 닥치지 않을 망할 놈의 개새끼. 그리고 이웃집 사람들' 이라고 격분의 감정을 단촐한 어투로 풀어내는 어느 등장인물의 상념에 대한 서술에서 알 수 있 듯, 얌전히 돌아가기 보다는 직격탄을 날리는 듯한 표현이 유난히도 많음을 목격하게 되는데... 다른 예를 들어, '게다가 더욱 역겨운 건 놈들은 자신들의 무지를 숭배하고 있었다. 아무한테나 깽깽 짖어대고, 심지어 이 세상을 구원할 선지자의 무릎까지 물어뜯으려고 덤벼드는 멍청하고 천박한 개자식들'이란 대목에 이르고 보면, 비평가라는 직업군에 대한 비난의 시선을 그저 소심하게 내비치던 이전의 예의 같은건 아예 포기한 듯 노골적인 쏘아붙임을 아끼지 않는다.
작품 여러 곳에서 드러나는 이와 같은 대목, 도대체가 어울리지 않거나 너무도 노골적이어서 민망한 웃음을 흘리게 되는 '시니컬한 유머'가 장면에 대한 극적 이해를 높이거나 인물의 심리변화를 풍성하게 하는데 얼마나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는데, 결국엔 단편이 갖는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극복해내는데 있어서 상당한 역할을 해내게 된다.
이처럼 공포와 유머의 적절한 조화라는게 단순한 균형감 정도라면, 온전히 공포와 유머뿐만이라면, <모든 일은 결국 벌어진다>는 계절과일처럼 무더위를 틈타 출간되었다 깊은 잠에 빠져들어가는 여타 기담집 정도의 취급을 감수해야할 것이다. 하지만, 작가가 이전의 작품에서 보여주었던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 인간이란 족속들이 살아가는 일상이나, 일상 속 어느 부근에서 느끼게 되는 두려움 내지 공포, 말 그대로 '인간과 삶'이란 것에 대한 나름대로의 깊이 있는 시선이란게 근저에 있다보니, 단지 재미나서 읽게되거나, 소름끼쳐서 매혹적이거나, 노골적인 직설화법이 통쾌하다거나 하는 등의 얄팍한 책읽기의 교훈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또한 접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작가가 눈길을 주는 방향 자체가 나의 것이고 정답이라는 건 분명 아니겠지만, 적어도 이전엔 감히 느끼지도 못했을 깊이 있는 시선에 대한 새삼스러움 내지 각성 자체만으로도, 최소한 킹이 무서운 이야기에만 일가견이 있진 않다는데, 전적으로 동의하게 되는 것인데...
자신의 이야기를 입밖으로 내는 것이 그 의미를 점점 더 축소시키거나 일상화시켜 그저 싸구려로 전락하진 않을까 걱정하는 <총알 차 타기>편의 주인공 앨런 파커의 고민이란게, 킹이란 작가 자신에겐 불필요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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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조용하기만 하던 밤을 떠올린다. 저 아래 어둠 속의 살아 있는 모든 것이 순간 숨을 멈춘 듯 조용해졌다...문 건너편에 몸을 감추었다 와락 달려드는 딸아이의 반가운 몸짓에도 순간 내려앉는 내장의 무게감마저 느끼는 심약한 나이지만 어둠의 이미지가 일으키는 매혹엔 고개를 돌려버리기 힘든 무언가가 여전함을 안다.
머릿니를 잡겠다고 모기약을 뿌려달라던 초등학교 친구... 녀석의 집에서 열어본 하드커버 책 한권 속에는 악령으로부터 밤새 몸을 지키려는 누군가의 사투가 있었고, 기괴한 날개를 달고 밤하늘을 부유하는 요괴와 두터운 지하실 벽 속에서 광기를 토해내는 검은 고양이가 있었다.
그 어린시절부터 고래했을 이해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끌림.
그건 마치... 멀리서부터 무성해지는 재래식 화장실의 분뇨 냄새를 맡을 때와 같다. 코끝에서부터 맡아지는 고약한 냄새는 검은 빛을 발하는 화장실 창문 하나를 조만간 목전에 두게 될 것임에 다름 아니지만, 결국엔 조금 더 다가서고야 마는... 되돌릴 때를 놓쳐 묵직해진 발걸음과도 같다. 진득해져가는 분뇨냄새의 영역으로부터 벗어나기까지 그 어느 순간에도, 창문 너머의 그림자처럼 더 진한 어둠을 들여다볼 용기는 차마 끌어내지 못한다. 그 안에는 오래전부터 나를 기다려왔을 무언가가 있을 것임을 확신하고야 마는데... 오렌지 빛 안광이나 극단적으로 탈색된 빛의 손가락 몇 개가 이쪽을 향해 있을 거라 믿어버리고야 마는 것이다. 분뇨 냄새가 평범한 저녁공기 아래로 희석되는 지점... 드디어 찾아오는 안도감 속엔 '들여다보지 못한 창문 너머로 언젠가는 눈길을 던지리라... 나를 기다리는 그 어떤 미지의 존재 또한 없을 것이라'는 쓴 되새김질이 주렁주렁이다. 하지만 결코 그러지 못할 것임을 알면서도 다시 다가가기 위한 어떤 시도의 매혹 또한 여전할 것임을 알아차리는 모순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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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코널리의 <언더베리의 마녀들> 속엔, 어둠 속 재래식 화장실 창문 너머 속에서나 어울릴 무수히도 많은 이미지... 뱀파이어나 마녀, 알 수 없는 목소리 심지어 긴 머리칼 그녀의 꿈틀거림마저 담겨 있다.
신화가 있고, 현실이란 게 있다. 하나는 우리가 말하는 것이고, 하나는 우리가 숨기는 것이다.<얼킹>, <새로운 딸>, <언더베리의 마녀들>, <반사되는 눈:찰리 파커 소품집> 등 16개의 중단편과 부록으로 3개의 단편이 실린 존 코널리의 중단편집은 '공포'를 소재로 하고 있다.
무더운 여름 밤 선풍기 바람의 서늘함과 함께 하면 비교적 근사한 조합(?)을 이룰만한 내용들로 비록 동양적이지 않은 서구의 생소함이 거슬리기야 하겠지만, 길면 긴대로... 짧으면 짧은 대로 음산한 분위기를 이어가는 작가의 능력이 사뭇 경외스럽기까지 한편이니, 에드거 앨런 포의 미스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이라든지 스티븐 킹에 견줄 만하다는 언론매체의 헌사가 그리 과장되지만은 않은 듯싶어 보인다.
'밤', '어둠 속'... '그 안의 무엇'이 소재거리이긴 하지만, 존 코널리는 일관된 공포와 잔혹감 만을 독자에게 강요하진 않는데... <흡혈귀 미스 프롬>편에서 남자들이란 정말이지 이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피조물들이라고 되뇌는 흡혈귀 프롬양의 한 마디에 씁쓸히 웃어버리게 되는 식의 시니컬한 유머 또한 곳곳에서 놓치지 않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코널리가 스릴러 작품의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찰리 파커의 활약상이 담긴 <반사되는 눈>편에서는 사설탐정의 범인 찾기 과정을 주된 흐름으로 내세우는 한편 살인범의 정령이 갇혀버린 거울이란 비현실적 소재를 배치해 '신화'와 '현실'의 적당한 균형을 유지하거나 뒤섞어버린다, 독자가 느끼는 것이 결국 '공포'일지 몰라도 결론으로서의 '공포'에 다가서기 위해 여러 경로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말하는 신화와 우리가 숨기는 현실...?신화 속에서 창조된 괴물들과, 괴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헤쳐나 갈 교훈이 있기를 희망하면서도, 정작 신화의 사소한 일부라도 현실 속에서 마주치지 않기를 바라는 건... 공포와 마주해 인간이 갖게 되는 본능적인 두려움에 대한 부연이기도 하다. 어둠이 선사하는 이미지로부터 창조하고 가공하며 쉽게 주절거리는 재래식 화장실 내부의 음산한 무언가가 있겠지만, 단순히 어둠에 갇혀버린 화장실 창문 너머를 들여다보는 행위 자체를 거두게 만드는 데에는 그 미지의 존재가 현실 속으로는 절대 모습을 드러내면 안 되는 두려움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현실 속에서 나타나지 않았으면 싶은 것들이지만 또 하나의 신화로 가공되기도 하고, 방문 너머에서 나를 놀래기 위해 숨어 있는 딸아이처럼 현실의 어느 부분으로 와락 안겨들 기회를 노리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기에 늘 숨을 가다듬고 있어야 한다. 코널리는 두려움으로부터의 교훈... 공포에서 느껴지는 일종의 쾌감 탓으로 거리를 두고 싶어도 마냥 고개를 돌릴 수 없을 인간의 미약한 정서를 두드리며, 두려움의 존재들이 우리 일상에서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는지를 덤덤히 보여주고 있다.
아직 국내에 많은 작품이 소개되어 있지 않지만... 인물들의 대화를 간결하게 이끌어가는 한편 그네들이 느끼는 심적인 동요감에 빠져들어 갈 수밖에 없을 지경으로 사실적인 분위기를 유지해내는 작가의 능력 탓에 그 주제가 '공포'가 아니더라도 관심가질 작가목록에 이름을 올려도 되지 않을까 싶다. 포우가 그려내는 기괴한 고양이 울음소리에 끌렸다거나 가끔 머리를 감다가도 섬뜩한 기운에 거품 낀 눈을 억지로라도 뜨고 위를 올려다봐야 하거나... 아파트 옥상 위 피뢰침이 순간 기괴한 모양으로 변해 손을 흔드는 착시에 몸을 떨었다거나 하는 사람이라면... 그것보다 몇 배로 극심한 두려움에 한발, 한팔 슬쩍 담가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언더베리의 마녀들> 첫 장을 넘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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