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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0.05 수키, 사랑에 빠지다 '어두워지면 일어나라 Dead Until Dark' 2
- 2010.10.02 약소국 그랜드 펜윅을 아시나요?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달나라 정복기 The Mouse on the Moon' 42
- 2010.09.29 Meet the new Twitter.com 2
- 2010.09.28 허무의 수의를 벗은 보슈 '유골의 도시 City of Bones' 2
수키 스택하우스란 스물다섯의 여성분이 계시다. 여즉 처녀성을 지키고 있는 처녀다. 처녀... 이게 왠지 중요하다. 처녀이기 때문에 늘 근사한 로맨스의 아릿함이 베어있는 시선으로 상대를 살피게 되는지 모르기 때문일까? 직업은 멀롯스란 주점의 웨이트리스. 많은 손님들을 상대하며 누가 자신의 첫 상대가 될지, 사랑의 꿈을 현실로 그림 그려낼 능력을 갖고 있는지 바쁜 시선을 보내기 일수다. 이런 수키에겐 별다른 능력이 하나 있다. 늘 애써 드리우는 마음의 장벽을 허물어버리고 누군가의 생각에 귀 기울이면 그 생각이 머리속을 비집고 들어온다. 맞다. 텔레파시 초능력자다. 이 별종스러운 능력 탓에 초능력자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을 부정하는 주변인들에겐 기분나쁜 장애인 취급을 받기도 한다.
수키가 살아가는 세상엔, 뱀파이어가 관에서 커밍아웃하는 희안한 일이 있었다. 상대적 소수자인 뱀파이어들이 인간과 동등한 법적 지위를 갖고 거리를 활보하는데, 그들을 위해 맛대가리 없는 합성 혈액이란 것도 개발된 상태다. 아직 인간 피맛에서 느껴지는 맛깔스러움을 잊지 못해 어둠의 존재로 남길 자처하는 부류도 있으나, 상당수는 인간으로의 삶에 편입하려 애쓰는 중이다. 이 뱀파이어 중 하나가, 갈색눈동자의 소유자이며 창백하지만 빛나는 피부를 가진 빌이란 뱀파이어가 멀롯스에 나타난다. 사랑에 빠진 수키. 곤경에 처한 빌을 도우면서, 일종의 저주라 괴로와하던 텔레파시 능력이 그에겐 전혀 소용없다는 천국과도 같은 상황에 매혹당하면서부터 위험한 로맨스가 시작된다.
그러던 중 돈과 모뎃이란 여성 그리고 수키의 할머니까지 잔혹하게 살해당하는 일이 발생한다. 시신에 남아있는 뱀파이어의 흡혈흔적으로 빌을 비롯한 뱀파이어 일행이 용의선상에 오르게 되고... 뱀파이어에 대한 그리고 뱀파이어와 인간의 연애행각에 대한 편견이 극에 달하는 주민들, 멀롯스 주점의 주인 샘의 알 수 없는 속내, 오빠 제이슨의 방탕한 생활, 또 다른 뱀파이어들의 출현... 모든 것들이 얽히며 살인사건의 범인찾기도, 수키와 빌의 사랑도 점점 곤란에 처하게 되는데...
<어두워지면 일어나라>는 코지 미스테리 전문작가 샬레인 해리스의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 중 1편에 해당한다. <피아노>, <아름다운 비행>의 유명 아역이었던 안나 파킨(엑스맨 시리즈에서 상대와의 피부접촉만으로 기운을 흡수해버리는 로그역으로 더 유명할 듯)이 수키 역에 분한 미드 <True Blood>의 원작이기도 하다.
역자의 설명대로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뱀파이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다. 마늘냄새에 역해하거나 빛이나 은에 민감하고, 심장이 관통당하면 그 생을 마감한다는 식의 고대(?)로부터의 해석은 여전하지만 인간과 동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법적 지위를 얻었다거나, 인간과 연애를 하고, 돈을 벌기 위해 사업체를 운영한다거나, 보양식 얻듯 피를 노리는 인간들의 습격에 불멸의 생을 마감한다거나 하는 등 참신한 발상들이 돋보인다. 여기에 변신인간, 초능력자 등에 대한 상상력이 더해지며 <어두워지면 일어나라>는 장르의 대혼재 양상을 띄게 되는데, 온갖 장르가 혼재되어 있으면서도 각 장르의 특색을 잃지 않는 대단한 작품인지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힘들어도, 뒤섞여 있다는 자체엔 수긍할 수 밖에 없다.
정리하자면, 살인사건과 범인찾기라는 미스테리 내지 스릴러의 주 골격에, 수키와 빌을 중심으로한 로맨스의 특성이 살을 입히고, 공포, 판타지, SF 등이 다양하게 섞여들어간다. 그런데... 여기까지다.
읽는 내내 어떤 불편함이 뒤 따른다. 개연성이 안느껴진다. 뱀파이어가 등장한다는데 무슨 개연성이냐고 되묻는 이들도 있겠지만, 그런 거창한 개연성이 아닌 등장인물들의 시선 내지 품고 있을 심정에 도통 공감되질 않는다는 답답함이다. 신선한 발상들이 반영된 인물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소소한 일상에 대한 언급이 있을 뿐, 도통 무슨 생각으로 어떤 괴로움이나 고민으로, 어떤 감정으로 그러는지를 공감해낼 수 없다는 건 짜증스럽기까지 하다. 영화에서야 떨리는 눈빛 하나만으로도 첫눈에 반하는 사랑에 대한 묘사가 충분하겠지만 소설은 다르지 않을까? 오래도록 기다리던 나만의 뱀파이어를 드디어 만나게 되었다는 수키의 애정어린 경탄이란게 뒤를 잇는 여러 상황속에서도 감정적으로 보충되질 않으니 남는 건 바스락거리는 지면위의 텍스트 자체, 건조함 뿐이다. 수 많은 대화와 사건들이 나열되지만, 독자가 그 안에 개입할 여지가 꽤 배제되는 편인데 어찌보면 딱 요만큼만 접근해! 라며 선을 그어져 있는 듯 하다.
한편, 코지 미스테리라는 장르적 특성에 대해 떠올려보게 된다. '코지 미스테리'는 잔인한 내용없이 소도시에 사는 밝고 명랑한 그리고 평범한 주인공이 우연한 계기로 사건에 휘말려 좌충우돌하다 사건을 해결한다는게 주 내용이란다. (Cozy mysteries are a subgenre of crime fiction in which sex and violence are downplayed or treated humourously. The term was first coined in the late 20th century when various writers produced work in an attempt to re-creating the Golden Age of Detective) 영문설명까지 참고해보니, 범죄소설의 근간을 가지면서도 가볍게 상황들이 전개된다는 걸 주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하나의 장르로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해보면 <어두워지면 일어나라>에서 느껴지는 가벼운 기운이란게, 당연히는 아니겠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장르적 특성 탓이려나 싶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즐기는 극단적인(?) 수준의 미스테리물에 반해, 잔인함과 폭력성 등이 저하된 명랑하고 즐겁기까지한게 특화된 장르라니... 뭐 그렇다라고 한다면야, 이런 식의 살짝 달뜬 분위기도 작가의 한계 탓이 아닌 의도된 부분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자문하게 된다. 어쩌면 읽는 내내 느껴지는 짜증은 오랜만에 접하는 다른 장르, 다른 분위기의 작풍에 대한 반감일까...? 순정만화와도 같은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한 개인적인 못마땅함일까...? 어쩌면, 어떤 재해석하에서도 공포의 대명사로서 존엄함을 잃지 않았던 흡혈귀란 존재가 합성혈액 따위로 연명하는 우스꽝스런 꼴로 지상위를 배회한다는데 대한 일종의 배신감일 수도 있으려나...?
아무튼... 코지 미스테리물을 즐기는 독자들에겐 꽤나 괜찮은 작품일 수도... 하지만 개인적으론 적응이 필요한 작품일 수도...!
참고로, 본편보다는 <뱀파이어-주연에서 조연으로, 악마에서 연인으로> 라는 제목의 옮긴이의 말, 일종의 뱀파이어 문학 연대기편이 더 흥미로웠다. 놓치지 않도록 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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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키가 살아가는 세상엔, 뱀파이어가 관에서 커밍아웃하는 희안한 일이 있었다. 상대적 소수자인 뱀파이어들이 인간과 동등한 법적 지위를 갖고 거리를 활보하는데, 그들을 위해 맛대가리 없는 합성 혈액이란 것도 개발된 상태다. 아직 인간 피맛에서 느껴지는 맛깔스러움을 잊지 못해 어둠의 존재로 남길 자처하는 부류도 있으나, 상당수는 인간으로의 삶에 편입하려 애쓰는 중이다. 이 뱀파이어 중 하나가, 갈색눈동자의 소유자이며 창백하지만 빛나는 피부를 가진 빌이란 뱀파이어가 멀롯스에 나타난다. 사랑에 빠진 수키. 곤경에 처한 빌을 도우면서, 일종의 저주라 괴로와하던 텔레파시 능력이 그에겐 전혀 소용없다는 천국과도 같은 상황에 매혹당하면서부터 위험한 로맨스가 시작된다.
그러던 중 돈과 모뎃이란 여성 그리고 수키의 할머니까지 잔혹하게 살해당하는 일이 발생한다. 시신에 남아있는 뱀파이어의 흡혈흔적으로 빌을 비롯한 뱀파이어 일행이 용의선상에 오르게 되고... 뱀파이어에 대한 그리고 뱀파이어와 인간의 연애행각에 대한 편견이 극에 달하는 주민들, 멀롯스 주점의 주인 샘의 알 수 없는 속내, 오빠 제이슨의 방탕한 생활, 또 다른 뱀파이어들의 출현... 모든 것들이 얽히며 살인사건의 범인찾기도, 수키와 빌의 사랑도 점점 곤란에 처하게 되는데...
<어두워지면 일어나라>는 코지 미스테리 전문작가 샬레인 해리스의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 중 1편에 해당한다. <피아노>, <아름다운 비행>의 유명 아역이었던 안나 파킨(엑스맨 시리즈에서 상대와의 피부접촉만으로 기운을 흡수해버리는 로그역으로 더 유명할 듯)이 수키 역에 분한 미드 <True Blood>의 원작이기도 하다.
역자의 설명대로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뱀파이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다. 마늘냄새에 역해하거나 빛이나 은에 민감하고, 심장이 관통당하면 그 생을 마감한다는 식의 고대(?)로부터의 해석은 여전하지만 인간과 동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법적 지위를 얻었다거나, 인간과 연애를 하고, 돈을 벌기 위해 사업체를 운영한다거나, 보양식 얻듯 피를 노리는 인간들의 습격에 불멸의 생을 마감한다거나 하는 등 참신한 발상들이 돋보인다. 여기에 변신인간, 초능력자 등에 대한 상상력이 더해지며 <어두워지면 일어나라>는 장르의 대혼재 양상을 띄게 되는데, 온갖 장르가 혼재되어 있으면서도 각 장르의 특색을 잃지 않는 대단한 작품인지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힘들어도, 뒤섞여 있다는 자체엔 수긍할 수 밖에 없다.
정리하자면, 살인사건과 범인찾기라는 미스테리 내지 스릴러의 주 골격에, 수키와 빌을 중심으로한 로맨스의 특성이 살을 입히고, 공포, 판타지, SF 등이 다양하게 섞여들어간다. 그런데... 여기까지다.
읽는 내내 어떤 불편함이 뒤 따른다. 개연성이 안느껴진다. 뱀파이어가 등장한다는데 무슨 개연성이냐고 되묻는 이들도 있겠지만, 그런 거창한 개연성이 아닌 등장인물들의 시선 내지 품고 있을 심정에 도통 공감되질 않는다는 답답함이다. 신선한 발상들이 반영된 인물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소소한 일상에 대한 언급이 있을 뿐, 도통 무슨 생각으로 어떤 괴로움이나 고민으로, 어떤 감정으로 그러는지를 공감해낼 수 없다는 건 짜증스럽기까지 하다. 영화에서야 떨리는 눈빛 하나만으로도 첫눈에 반하는 사랑에 대한 묘사가 충분하겠지만 소설은 다르지 않을까? 오래도록 기다리던 나만의 뱀파이어를 드디어 만나게 되었다는 수키의 애정어린 경탄이란게 뒤를 잇는 여러 상황속에서도 감정적으로 보충되질 않으니 남는 건 바스락거리는 지면위의 텍스트 자체, 건조함 뿐이다. 수 많은 대화와 사건들이 나열되지만, 독자가 그 안에 개입할 여지가 꽤 배제되는 편인데 어찌보면 딱 요만큼만 접근해! 라며 선을 그어져 있는 듯 하다.
한편, 코지 미스테리라는 장르적 특성에 대해 떠올려보게 된다. '코지 미스테리'는 잔인한 내용없이 소도시에 사는 밝고 명랑한 그리고 평범한 주인공이 우연한 계기로 사건에 휘말려 좌충우돌하다 사건을 해결한다는게 주 내용이란다. (Cozy mysteries are a subgenre of crime fiction in which sex and violence are downplayed or treated humourously. The term was first coined in the late 20th century when various writers produced work in an attempt to re-creating the Golden Age of Detective) 영문설명까지 참고해보니, 범죄소설의 근간을 가지면서도 가볍게 상황들이 전개된다는 걸 주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하나의 장르로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해보면 <어두워지면 일어나라>에서 느껴지는 가벼운 기운이란게, 당연히는 아니겠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장르적 특성 탓이려나 싶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즐기는 극단적인(?) 수준의 미스테리물에 반해, 잔인함과 폭력성 등이 저하된 명랑하고 즐겁기까지한게 특화된 장르라니... 뭐 그렇다라고 한다면야, 이런 식의 살짝 달뜬 분위기도 작가의 한계 탓이 아닌 의도된 부분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자문하게 된다. 어쩌면 읽는 내내 느껴지는 짜증은 오랜만에 접하는 다른 장르, 다른 분위기의 작풍에 대한 반감일까...? 순정만화와도 같은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한 개인적인 못마땅함일까...? 어쩌면, 어떤 재해석하에서도 공포의 대명사로서 존엄함을 잃지 않았던 흡혈귀란 존재가 합성혈액 따위로 연명하는 우스꽝스런 꼴로 지상위를 배회한다는데 대한 일종의 배신감일 수도 있으려나...?
아무튼... 코지 미스테리물을 즐기는 독자들에겐 꽤나 괜찮은 작품일 수도... 하지만 개인적으론 적응이 필요한 작품일 수도...!
참고로, 본편보다는 <뱀파이어-주연에서 조연으로, 악마에서 연인으로> 라는 제목의 옮긴이의 말, 일종의 뱀파이어 문학 연대기편이 더 흥미로웠다. 놓치지 않도록 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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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소국 그랜드 펜윅을 아시나요?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달나라 정복기 The Mouse on the Moon'
북한의 포격, 해병대 장병과 민간인 사망, 준전시... 여전히 미국과 중국, 일본 등의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살길을 모색하려는 우리네들. 진격 북으로!를 외치는 가열찬 분노의 함성과 이를 만류하는 이들... 어느 편의 뒷 허리춤이라도 잡고 줄을 서라며, 너와 나를 간단한 줄 하나로 갈라버리는 사방 가득한 고함소리에 눈앞이 멍해지는 하루하루.
누군가는 불타버린 보온병을 적들이 무차별로 쏟아 부은 포탄 중 하나라며 자랑스레 들어올리고, 유사시 최전선에서 이 한 몸 불사르겠다는 애국보은의 피 맺힌 절규가 이어지며, 어렵사리 모셔온 먼 나라 배 한척으로 막강해진 전투력 과시에 여념 없는 광경이란 것도 있다.
분노와 냉정 사이 이념의 긴장증에 시달리는 환자떼 무더기다. 웃을 수 없는 희극이면서도 나 또한 조연으로 비켜날 수 없을 다큐 한 편이기도 하니, 잠시 비켜나고픈 마음이란게 어쩔 수 없다.
문득, 약소국 그랜드 펜윅을 떠올린다.
북부 알프스의 험준한 습곡에 위치한 그랜드 펜윅은 국토면적이 약 40제곱킬로미터이니 여의도(8.4제콥킬로미터)의 약 4.8배에 불과한 아담한 나라로, 총인구는 6천여 명에 불과하다. 국가의 주요 소득원은 와인과 양모 수출이고 대부분의 국민이 이와 관련한 1차 산업에 종사한다. 국가원수는 글로리아나 12세 대공녀로 전 국민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고 있으며, 집권 여당인 공화당과 야당인 노동당이 주요 국정을 다루는 입헌군주제와 의회민주주의가 결합된 정치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나라 수상이자 공화당을 이끌고 있는 마운트조이 백작은 1년 예산안을 짜다 신세한탄을 하고야 만다. 국가 방위 및 자주 유지를 위한 군 병력 양성 예산 항목에 배정된 예산액이 약 122파운드(약 20만원)로 그 상세내역을 보면 활시위 교체비용 13파운드, 화살에 사용할 거위 깃털 구매비용 7파운드... 이런 식이니 원대한 꿈의 소유자 마운트조이 백작으로서는 실망스럽기 그지없을 노릇이다. 다른 예로 이 나라 전체 예산이 2만파운드(약 3천 오백만원) 정도임을 상기하지 않더라도 경제력 면에서는 최빈국에 속하니... 조만간 G20 정상회의를 개최해 국격을 드높여야할지 모를 상황이다.
마운트조이 백작의 올해 숙원사업은 현대적인 직선도로의 건설과 최신 수도설비를 갖추는 것이다. 도로건설은 작년에 공국을 지나간 총 네 대의 자동차 소음에 가축이 죽거나 조산했다는 등의 이유로 노동당 총수 벤트너가 결사반대 입장이고, 수도설비는 돈이 없어 못한다. 이 와중에 글로리아나 12세 대공녀께서는 유럽 여왕 중 자신만 없을 거라며 모피코트, 그것도 공국의 1년 치 예산과 맞먹는 고가의 모피코트를 사달라며 백작을 몰아붙이는데.., 우리의 지략가 마운트조이 백작. 대공녀의 모피코트 구입을 핑계 삼아 미국에 대한 차관요청건을 의회에서 통과시킨다. 하지만 실제 차관요청건에는 모피코트 구매비용 5만달러는 기본이고, 달에 유인우주선을 보낼 비용 500만달러까지 포함되어있다. 물론 500만달러는 도로정비, 수도사업, 호텔건설 등에 쓰일 비용이고 달 탐사선은 허울뿐임이 당연. 하지만 소련과 달에 대한 패권을 놓고 혈투 중이던 미국은 달이 인류 공동의 것이라는 국제협약의 당위성을 얻어내기 위해 그 속셈을 뻔히 알면서도 차관제공을 허락하곤 위신이 서지 않는다며 무려 5천만달러를 제공한다.
상환할 필요도 없는 어마어마한 거금을 들여온 그랜드 펜윅. 과연 전국토를 공사판화 하려는 마운트조이백작의 오랜숙원이 이루어질 것인가? 아니면 대의명분에 따라 달에 유인우주선을 보낼 것인가? 보낼 수는 있으려나? 달에 최초로 인간의 발자욱을 남긴 나라는 대관절 어디인가? 대공녀는 모피코트를 선물로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이런 허무맹랑한 내용의 소설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달나라 정복기>는 아일랜드 출신의 저자 레너드 위벌리가 1962년에 내놓은 작품으로, 작품속의 배경은 1968년경이다. 보통 60년대 책이라 하면 대강 이런 걸 연상한다. 외양은? 어색한 세로읽기, 색이 누렇게 바래버린 데다 잘못 건드리면 바스락거리던 종이가 툭 꺾이는 불상사를 겪게 되기 십상. 내용은...? 고리타분하거나 너무 진지한, 떨어지는 최신성에 재미는 보장 못함...?
근래 재 인쇄되어 나온 책이니 외양의 남루함은 비켜간다 해도 그 내용은 어쩌려나. 참으로 멀고도 먼 예전, 미국과 소련이 전 세계를 양분하고 있던 냉전시기의 우주싸움(?)이 배경이라니 퍽이나 구태의연할 것 같다는 의구심은 당연할 수도 있다. 더군다나 대략의 소개에서 짐작컨데, 존재하지도 않았던 나라 그랜드 펜윅이란 곳에서 달나라에 유인우주선을 올려보낸다니, 그 떨어지는 개연성에 재미는커녕 허무맹랑함으로 인한 쓴웃음만 남지 않으려나 걱정이게 된다. 대공녀가 자신이 통치하는 나라 1년치 예산에 맞먹는 모피코트를 갖고 싶어 하거나, 모피코트 구매를 핑계로 한 차관요청에 대한 미국의 수락, NASA가 폐기처분한 새턴로켓을 빌려다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과정, 와인으로 만들었다는 피노튬이라는 무한에너지원의 개발과 본격적인 달탐사 과정 등등 하나같이 말이 안 될 상황뿐이다.
하지만 읽다보면 이 모든 게 헛걱정이었음을 알게 된다.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달나라 정복기>는 심심함과 허무맹랑함의 약점을 풍자와 해학이라는 절묘한 비틀기로 성공적으로 비켜나간다. 더군다나 단순한 비틀기에 그치지 않고 정치인이라면 그 시침떼는 속내를, 강대국들의 모습에선 냉전이라는 사상적 대립과 국가 이기주의의 절묘한 결합을, 언론이라면 그 약아빠진 습성을, 선거나 여론이라면 민심의 가벼운 속성을... 심지어 문명·비문명에 대한 화두 등 꽤나 많은 것들의 진면목까지 까발리는 시선을 갖추고 있으니 그저 재미있다고 낄낄거릴 수만은 없는 묵직함까지 느끼게 되는 것이고, 웃음 뒤로 이끌려오는 이 무게로 인해 얻어지는 것이 바로 개연성이게 된다. 여기에 지금 봐도 전혀 뒤쳐지지 않아보이는 과학지식은 덤이다. 이런 균형감 탓에 웃을 수도, 웃지 않을 수도 없는 장면은 끊임없이 이어지게 된다.
미·소 강대국의 틈 사이에서도 당당하며, 원하는 모든 바를 쟁취하고, 모두들 웃으며 만족스러운 나날을 보내는 그랜드 펜윅의 사람들... 갈등이 있을지언정 진정 상대를 이겨내려는 것이 아닌 화합을 위한 갈등일 뿐이니... 패배의 문턱에서 승리를 쟁취하진 못했지만 (그보다 훨씬 어려운 일) 파멸의 문턱에서 가까스로 합의를 낚아채었다며 기분좋아하는 마운트조이백작의 아이같은 즐거움이 시사하는 바가 의미심장하다. 우리네 복잡스런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 회피하는 심정으로 돌아보는 동화속 이야기일 수 있지만, 40년도 더 된 풍자와 해학이 여전히도 적용되는 걸 보면... 외형적인 상황이란건 변했어도 그 상황속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이란건 장고한 시간만큼의 변화를 갖지 못했나 싶은... 새삼스러움이 있다.
레너드 위벌리의 다른 작품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뉴욕 침공기The Mouse that Roared>,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윌스트리트 공략기 The Mouse on Wall Street>,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석유시장 쟁탈기 The Mouse that Saved the West> 등도 충분히 재미있고 진중할 것임을 확신하거니와 영화화되기도 했다하니 한번 찾아봐야할 듯 싶다.
혹, 재미를 의심하는 분들을 위해 덧붙이자면... 모 정당의 당대표님께서 보온병을 들고 포탄이라며 의미심장해하시던 풍자·해학 만땅의 장면이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않고 나열되는 것 같다 하면... 너무 과장이려나?
참고로 그 당대표님은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보온병 하나에서도 적의 도발과 만행에 대한 경각심을 일상생활에서도 잊지말고... 수시로 떠올려야한다는 차원에서 부러 그러신 거란다. 아마 저 행복한 나라 그랜드 펜윅의 풍자와 해학을 선행학습하신게 아닐까 싶기도... 믿거나 말거나다.
누군가는 불타버린 보온병을 적들이 무차별로 쏟아 부은 포탄 중 하나라며 자랑스레 들어올리고, 유사시 최전선에서 이 한 몸 불사르겠다는 애국보은의 피 맺힌 절규가 이어지며, 어렵사리 모셔온 먼 나라 배 한척으로 막강해진 전투력 과시에 여념 없는 광경이란 것도 있다.
분노와 냉정 사이 이념의 긴장증에 시달리는 환자떼 무더기다. 웃을 수 없는 희극이면서도 나 또한 조연으로 비켜날 수 없을 다큐 한 편이기도 하니, 잠시 비켜나고픈 마음이란게 어쩔 수 없다.
문득, 약소국 그랜드 펜윅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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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 알프스의 험준한 습곡에 위치한 그랜드 펜윅은 국토면적이 약 40제곱킬로미터이니 여의도(8.4제콥킬로미터)의 약 4.8배에 불과한 아담한 나라로, 총인구는 6천여 명에 불과하다. 국가의 주요 소득원은 와인과 양모 수출이고 대부분의 국민이 이와 관련한 1차 산업에 종사한다. 국가원수는 글로리아나 12세 대공녀로 전 국민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고 있으며, 집권 여당인 공화당과 야당인 노동당이 주요 국정을 다루는 입헌군주제와 의회민주주의가 결합된 정치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나라 수상이자 공화당을 이끌고 있는 마운트조이 백작은 1년 예산안을 짜다 신세한탄을 하고야 만다. 국가 방위 및 자주 유지를 위한 군 병력 양성 예산 항목에 배정된 예산액이 약 122파운드(약 20만원)로 그 상세내역을 보면 활시위 교체비용 13파운드, 화살에 사용할 거위 깃털 구매비용 7파운드... 이런 식이니 원대한 꿈의 소유자 마운트조이 백작으로서는 실망스럽기 그지없을 노릇이다. 다른 예로 이 나라 전체 예산이 2만파운드(약 3천 오백만원) 정도임을 상기하지 않더라도 경제력 면에서는 최빈국에 속하니... 조만간 G20 정상회의를 개최해 국격을 드높여야할지 모를 상황이다.
마운트조이 백작의 올해 숙원사업은 현대적인 직선도로의 건설과 최신 수도설비를 갖추는 것이다. 도로건설은 작년에 공국을 지나간 총 네 대의 자동차 소음에 가축이 죽거나 조산했다는 등의 이유로 노동당 총수 벤트너가 결사반대 입장이고, 수도설비는 돈이 없어 못한다. 이 와중에 글로리아나 12세 대공녀께서는 유럽 여왕 중 자신만 없을 거라며 모피코트, 그것도 공국의 1년 치 예산과 맞먹는 고가의 모피코트를 사달라며 백작을 몰아붙이는데.., 우리의 지략가 마운트조이 백작. 대공녀의 모피코트 구입을 핑계 삼아 미국에 대한 차관요청건을 의회에서 통과시킨다. 하지만 실제 차관요청건에는 모피코트 구매비용 5만달러는 기본이고, 달에 유인우주선을 보낼 비용 500만달러까지 포함되어있다. 물론 500만달러는 도로정비, 수도사업, 호텔건설 등에 쓰일 비용이고 달 탐사선은 허울뿐임이 당연. 하지만 소련과 달에 대한 패권을 놓고 혈투 중이던 미국은 달이 인류 공동의 것이라는 국제협약의 당위성을 얻어내기 위해 그 속셈을 뻔히 알면서도 차관제공을 허락하곤 위신이 서지 않는다며 무려 5천만달러를 제공한다.
상환할 필요도 없는 어마어마한 거금을 들여온 그랜드 펜윅. 과연 전국토를 공사판화 하려는 마운트조이백작의 오랜숙원이 이루어질 것인가? 아니면 대의명분에 따라 달에 유인우주선을 보낼 것인가? 보낼 수는 있으려나? 달에 최초로 인간의 발자욱을 남긴 나라는 대관절 어디인가? 대공녀는 모피코트를 선물로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이런 허무맹랑한 내용의 소설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달나라 정복기>는 아일랜드 출신의 저자 레너드 위벌리가 1962년에 내놓은 작품으로, 작품속의 배경은 1968년경이다. 보통 60년대 책이라 하면 대강 이런 걸 연상한다. 외양은? 어색한 세로읽기, 색이 누렇게 바래버린 데다 잘못 건드리면 바스락거리던 종이가 툭 꺾이는 불상사를 겪게 되기 십상. 내용은...? 고리타분하거나 너무 진지한, 떨어지는 최신성에 재미는 보장 못함...?
근래 재 인쇄되어 나온 책이니 외양의 남루함은 비켜간다 해도 그 내용은 어쩌려나. 참으로 멀고도 먼 예전, 미국과 소련이 전 세계를 양분하고 있던 냉전시기의 우주싸움(?)이 배경이라니 퍽이나 구태의연할 것 같다는 의구심은 당연할 수도 있다. 더군다나 대략의 소개에서 짐작컨데, 존재하지도 않았던 나라 그랜드 펜윅이란 곳에서 달나라에 유인우주선을 올려보낸다니, 그 떨어지는 개연성에 재미는커녕 허무맹랑함으로 인한 쓴웃음만 남지 않으려나 걱정이게 된다. 대공녀가 자신이 통치하는 나라 1년치 예산에 맞먹는 모피코트를 갖고 싶어 하거나, 모피코트 구매를 핑계로 한 차관요청에 대한 미국의 수락, NASA가 폐기처분한 새턴로켓을 빌려다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과정, 와인으로 만들었다는 피노튬이라는 무한에너지원의 개발과 본격적인 달탐사 과정 등등 하나같이 말이 안 될 상황뿐이다.
하지만 읽다보면 이 모든 게 헛걱정이었음을 알게 된다.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달나라 정복기>는 심심함과 허무맹랑함의 약점을 풍자와 해학이라는 절묘한 비틀기로 성공적으로 비켜나간다. 더군다나 단순한 비틀기에 그치지 않고 정치인이라면 그 시침떼는 속내를, 강대국들의 모습에선 냉전이라는 사상적 대립과 국가 이기주의의 절묘한 결합을, 언론이라면 그 약아빠진 습성을, 선거나 여론이라면 민심의 가벼운 속성을... 심지어 문명·비문명에 대한 화두 등 꽤나 많은 것들의 진면목까지 까발리는 시선을 갖추고 있으니 그저 재미있다고 낄낄거릴 수만은 없는 묵직함까지 느끼게 되는 것이고, 웃음 뒤로 이끌려오는 이 무게로 인해 얻어지는 것이 바로 개연성이게 된다. 여기에 지금 봐도 전혀 뒤쳐지지 않아보이는 과학지식은 덤이다. 이런 균형감 탓에 웃을 수도, 웃지 않을 수도 없는 장면은 끊임없이 이어지게 된다.
미·소 강대국의 틈 사이에서도 당당하며, 원하는 모든 바를 쟁취하고, 모두들 웃으며 만족스러운 나날을 보내는 그랜드 펜윅의 사람들... 갈등이 있을지언정 진정 상대를 이겨내려는 것이 아닌 화합을 위한 갈등일 뿐이니... 패배의 문턱에서 승리를 쟁취하진 못했지만 (그보다 훨씬 어려운 일) 파멸의 문턱에서 가까스로 합의를 낚아채었다며 기분좋아하는 마운트조이백작의 아이같은 즐거움이 시사하는 바가 의미심장하다. 우리네 복잡스런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 회피하는 심정으로 돌아보는 동화속 이야기일 수 있지만, 40년도 더 된 풍자와 해학이 여전히도 적용되는 걸 보면... 외형적인 상황이란건 변했어도 그 상황속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이란건 장고한 시간만큼의 변화를 갖지 못했나 싶은... 새삼스러움이 있다.
레너드 위벌리의 다른 작품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뉴욕 침공기The Mouse that Roared>,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윌스트리트 공략기 The Mouse on Wall Street>, <약소국 그랜드 펜윅의 석유시장 쟁탈기 The Mouse that Saved the West> 등도 충분히 재미있고 진중할 것임을 확신하거니와 영화화되기도 했다하니 한번 찾아봐야할 듯 싶다.
혹, 재미를 의심하는 분들을 위해 덧붙이자면... 모 정당의 당대표님께서 보온병을 들고 포탄이라며 의미심장해하시던 풍자·해학 만땅의 장면이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않고 나열되는 것 같다 하면... 너무 과장이려나?
참고로 그 당대표님은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보온병 하나에서도 적의 도발과 만행에 대한 경각심을 일상생활에서도 잊지말고... 수시로 떠올려야한다는 차원에서 부러 그러신 거란다. 아마 저 행복한 나라 그랜드 펜윅의 풍자와 해학을 선행학습하신게 아닐까 싶기도... 믿거나 말거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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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와 다름 없이 트위터 홈페이지에 로그인해보니, 화면 상단에 이상한 글이 하나 뜬다. 트위터의 새 버전이 있으니 한번 사용해보라는 문구.
지시(?)에 따라 들어가보니, 트위터 홈페이지의 화면이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세로로 길쭉하고 한편에 사이드바를 달고 있던 이전의 모습 대신 전반적으로 가로로 길어진 듯한 느낌으로 타임라인이 기본적으로 보여지는 왼쪽 창과 여러가지 부가정보가 보여지는 오른편 창으로 화면이 분할되어 있는 형태.
최상단엔 Search 창과 Home / Profile / Messages 메뉴가 제공되고, 오른편 구석의 프로필 사진쪽의 메뉴를 펼치면 Settings / Help / Sign out 메뉴를 볼 수 있는 형태인데, Leave preview 라는 한시적인 메뉴 또한 포함되어 있다. 아마도 지금의 Preview 기간이 종료되면 없어질 듯.
입력창 아래로 Timeline / @Mentions / Retweets / Searches / Lists 메뉴가 위치하고 있다.
오른편의 창에선 작성한 트윗수, 최근의 트윗, Following/Followers 수 및 프로필 사진, 즐겨찾기 개수와 최근의 즐겨찾기 내용, Trends, Who to follow 등등을 보여준다.
새로운 기능 하나. 프로필 사진 왼편의 조그만 아이콘을 누르면 트윗 입력창이 팝업된다. 왼편의 기존 입력창과 기능이 중복되는데 처음엔 굳이 뭐하러 만들었을까 싶었던게 사실. 하지만 사용하다보면 상당히 편리하게 느껴진다. 예전엔 새로운 트윗 작성시 무조건 홈 화면으로 이동해야했지만, 이젠 어디에서든 이 아이콘만 클릭하면 화면이동 없이 새로운 트윗작성이 가능하다.
또 하나의 새로운 기능. 트윗을 클릭하면 오른편의 창엔 해당 트윗에 대한 답변, 트윗작성자가 이전에 작성했던 트윗내용들, 리트윗 회수나 리트윗한 유저정보, 트윗내용에 포함되어 있는 유저 정보 등등 상당히 많은 내용들에 대한 접근점이 제공되고 있다.
또,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을 경우, 이 이미지를 바로 보여주기도 하고, 동영상 또한 바로 재생이 된다.
트윗 유저의 아이디를 클릭하면 해당 유저에 대한 상세정보 및 최근의 트윗내용까지 볼 수 있음.
Messages 메뉴쪽도 직관적인 형태로 바뀌었는데... 어느 유저와 몇개의 메세지를 주고 받았는지를 보여주고, 홈 메뉴에서와 마찬가지로 왼쪽 유저의 프로필을 클릭하면 오른쪽 화면에 그간 주고 받은 메세지를 모두 보여준다.
아마도 이용자들로 하여금 기본 플랫폼내에서 한껏 머물 수 있도록 해, 수익사업을 다각화 하고 있는 Facebook 등에 대한 위협때문이었는지, 이젠 여타 트위터 웹클라이언트쪽으로 몰리는 이용자의 외도(?)를 어느정도 회귀시키려는 Twitter 의 정책변환이 다소 엿보인다. 처음 사용하다보면 낯설어서인가 무척 어수선해 보이는데... 적응이 되면 이전보다는 훨씬 편리함을 느낄 수 있다.
참고로, 어떤 기준에 의한 선별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랜덤으로 선정된 유저들'만 이 리뉴얼된 트위터를 사용할 수 있다. 원래 사용하는 개인계정으로는 아무리해도 접근할 수가 없어서 무슨 오류가 있나 했는데... 아무튼... 홈페이지에서 접속시 사용해보겠냐는 메세지가 뜨질 않으면, 본 서비스 시작전까지는 사용할 수가 없을 듯...!
아래는 트위터 홈페이지에서 제공되는 홍보동영상과 주요 리뉴얼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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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작가 코넬리,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_ 보스턴 선데이 글로브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어쩌다 보니 또 다시 손에 잡힌 책이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보슈 시리즈인 <유골의 도시>였다. 원서출간연도는 2002년으로 16편 정도(2010년 현재)까지 출간된 해리보슈 시리즈의 절반인 8편째에 해당된다. 국내에 소개된 그의 작품은 모두 읽은 셈이니, 마이클 코넬리라는 작가 또한 다음 신작을 애타게 기다려야 할 개인적인 '명품작가'의 반열에 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크라임스릴러의 대가란 칭호까지 얻은 코넬리는 저널리즘 전공자, 저널리스트 및 경찰출입기자라는 경험에서 기인했을 현실감이 넘쳐 흐르는 작품 전개를 큰 장점으로 갖고 있는데, 물론 세밀한 자료수집작업이 선행되었겠지만 이번 작품 <유골의 도시>에서도 범죄의 현장과 검증, 범인추격과정의 생생함에 힘을 불어넣는 배경이 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경찰서 상황실로 경찰에 대한 믿음을 간직하고 있다는 시민들이 가져다주는 도넛, 경찰에 대한 몰이해와 멸시 등으로 생겼을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도넛 한상자의 위력에 대한 보슈의 상념이나 범죄와의 전쟁은 밤에도 중단되지 않는다는 대국민 메세지(?) 전달을 위한 경찰국장의 경찰서 소등 금지령 등등 실제의 체험(내지 간접체험)이 전제되지 않았다라면 결코 문장으로 묘사되기 어려웠을 수사관들의 디테일한 일상 자체가 곳곳에 배치되어 범죄발생-해결이란 크라임스릴러의 주요맥락을 더욱 기름기 있게 해주는 한편 해리 보슈란 털털하면서도 묵직한 캐릭터에 생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독자가 느끼게 되는 현실감에 고려, 즉 작가의 이러한 배려는 차곡차곡 누적되었을 작가적 경륜에 힘입어 이전과 차이가 있음을 느끼게 되는데, 그의 작품은 어느 걸 골라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무한한 개인적 신뢰와는 별도로, 문장이... 즉 주인공과 사건이 부여받는 개연성에 있어서 초기작과 근작 사이에서의 차이를 느껴보는 것도 소소한 책읽기의 재미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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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임스릴러의 대가란 칭호까지 얻은 코넬리는 저널리즘 전공자, 저널리스트 및 경찰출입기자라는 경험에서 기인했을 현실감이 넘쳐 흐르는 작품 전개를 큰 장점으로 갖고 있는데, 물론 세밀한 자료수집작업이 선행되었겠지만 이번 작품 <유골의 도시>에서도 범죄의 현장과 검증, 범인추격과정의 생생함에 힘을 불어넣는 배경이 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경찰서 상황실로 경찰에 대한 믿음을 간직하고 있다는 시민들이 가져다주는 도넛, 경찰에 대한 몰이해와 멸시 등으로 생겼을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도넛 한상자의 위력에 대한 보슈의 상념이나 범죄와의 전쟁은 밤에도 중단되지 않는다는 대국민 메세지(?) 전달을 위한 경찰국장의 경찰서 소등 금지령 등등 실제의 체험(내지 간접체험)이 전제되지 않았다라면 결코 문장으로 묘사되기 어려웠을 수사관들의 디테일한 일상 자체가 곳곳에 배치되어 범죄발생-해결이란 크라임스릴러의 주요맥락을 더욱 기름기 있게 해주는 한편 해리 보슈란 털털하면서도 묵직한 캐릭터에 생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독자가 느끼게 되는 현실감에 고려, 즉 작가의 이러한 배려는 차곡차곡 누적되었을 작가적 경륜에 힘입어 이전과 차이가 있음을 느끼게 되는데, 그의 작품은 어느 걸 골라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무한한 개인적 신뢰와는 별도로, 문장이... 즉 주인공과 사건이 부여받는 개연성에 있어서 초기작과 근작 사이에서의 차이를 느껴보는 것도 소소한 책읽기의 재미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살인사건은 저마다 도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유골의 도시>는 암매장된지 20여년도 더 되었을 거라 추정되는 한 소년의 유골이 우연히 발견되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유골에 남아있는 오래된 학대의 흔적 앞에서 반드시 범인을 잡아낼거라 약속한 보슈. 자신이 죽은 소년의 누이라는 쉴러 들라크루아의 제보전화를 통해 신원을 밝혀낸다. 유골 발생지역 인근에 거주하던 아동성추행 전과자를 용의선상에 올려놓지만, 용의자의 신원이 언론에 새어 나가고, 갑작스럽게 자살하면서 보슈는 곤란에 처하게 된다. 보슈는 서둘러 사건을 마무리지으려는 경찰상부의 압력에 맞서 유골의 주인공이 겪었을 참혹한 성장과정에 얽힌 또 다른 용의자의 자백을 이끌어낸다. 하지만 유골이 담고 있을 도시의 이야기... 또 다른 삶의 이야기가 드러나는데...
스릴러 장르를 자주 접하면서 흔히 듣게 되는 일종의 질책(?) 중 하나가 있는데, 그런 섬찟한 내용에 끌리는 이유에 대한 지적이자 질문이다. 살인, 유골, 공포 등등 내용에 대한 속단이 가능하다 싶은 자극적 문구를 타이틀로 내걸고 있는 탓도 있겠고, 책 읽기엔 교훈/교양이 뒤따라야 한다는 수순에서 꽤나 비켜나게 될거라는 단정이 질책의 전제로 느껴지곤 하는데, 추리나 SF, 스릴러, 공포 등의 장르문학이 교훈/교양습득의 매체로서 부적합하다라는 케케묵은 논쟁이야 별로 관여할 바 없을 듯 싶고, 끌림의 이유에 대해선 간단한 대답이 가능할 듯. 역자가 언급한대로 재미있기 때문이다. 재미의 원인이야 작가의 성향과 능력에 따라 서로 다른 방향에서의 접근이 가능하겠지만...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바로 '재미'다.
물론, 내가 정신병자가 아닌 이상에야 수십여년전에 묻혔을 유골에 흥미를 느끼거나, 유골의 주인에게 저질러졌던 가학적 행위 또는 어느 가족의 참담한 해체기 자체가 재미있을린 없을게다. 그저 사건을 해결하거나 고비를 넘어서기 위해 사고하고 움직이는 해리보슈와 같은 주인공들의 가쁜 호흡에 쉽게 동참할 수 있다는... 손쉬운 간접체험의 묘미라는게 재미 중 하나일테고, 또, 사랑이나 슬픔, 증오나 공포니 하는 등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선에 어렵지 않게 접촉할 수 있다는 것도 지루하지 않을 요인이 될 것이다. 본격문학작품에서 에둘러 찾을 것들이 대중문학작품에서는 비교적 친절히 제시된다는 것... 때문에 여운의 묘미나 깊이의 정도야 어떨지 몰라도 읽는 재미가 있다는 점에선 큰 장점이 있는 편이다.
<유골의 도시>에도 다양한 것들이 담겨 있다. 전개의 주 흐름이 되는 유골에 얽힌 사연 찾아내기 외에도 보슈형사와 새내기 경찰 브래셔와의 사랑, 브래셔의 괴기한 행동, 법인류학자 골리어와 보슈의 논쟁 등등 끝도 없이 이어질 소소한 에피소드를 통해 당시의 사회상이 반영된 현실이든, 누군가의 일상 내지 개인의 이상심리든, 보편적 정서든 간에 참으로 '다채로운 이야기'를 바라보는 재미 내지 '생각할 여지'를 발견하게 된다. 이번 편에선 그 각각의 에피소드가 특히 무게감있게 다뤄지고 있는데, 이는 결국 주인공 해리 보슈로 하여금 어떤 결단을 내리게 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살인사건이 저마다 도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면, 그 모든 이야기를 담아내는데 느꼈을 보슈의 고단이란게 너무 무거워 보인다. '어디에도 없어' 라는 한 마디를 외치며 삶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결론내리는 보슈의 행동이 경솔해 보이지 않는 묵직함을 갖는 건 이 때문이다.
아무튼... 배리상과 앤서니상 1 최우수 소설 부문 수상작 답게, 재미있기도 때론 무겁기도 하다. 2
스릴러 장르를 자주 접하면서 흔히 듣게 되는 일종의 질책(?) 중 하나가 있는데, 그런 섬찟한 내용에 끌리는 이유에 대한 지적이자 질문이다. 살인, 유골, 공포 등등 내용에 대한 속단이 가능하다 싶은 자극적 문구를 타이틀로 내걸고 있는 탓도 있겠고, 책 읽기엔 교훈/교양이 뒤따라야 한다는 수순에서 꽤나 비켜나게 될거라는 단정이 질책의 전제로 느껴지곤 하는데, 추리나 SF, 스릴러, 공포 등의 장르문학이 교훈/교양습득의 매체로서 부적합하다라는 케케묵은 논쟁이야 별로 관여할 바 없을 듯 싶고, 끌림의 이유에 대해선 간단한 대답이 가능할 듯. 역자가 언급한대로 재미있기 때문이다. 재미의 원인이야 작가의 성향과 능력에 따라 서로 다른 방향에서의 접근이 가능하겠지만...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바로 '재미'다.
물론, 내가 정신병자가 아닌 이상에야 수십여년전에 묻혔을 유골에 흥미를 느끼거나, 유골의 주인에게 저질러졌던 가학적 행위 또는 어느 가족의 참담한 해체기 자체가 재미있을린 없을게다. 그저 사건을 해결하거나 고비를 넘어서기 위해 사고하고 움직이는 해리보슈와 같은 주인공들의 가쁜 호흡에 쉽게 동참할 수 있다는... 손쉬운 간접체험의 묘미라는게 재미 중 하나일테고, 또, 사랑이나 슬픔, 증오나 공포니 하는 등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선에 어렵지 않게 접촉할 수 있다는 것도 지루하지 않을 요인이 될 것이다. 본격문학작품에서 에둘러 찾을 것들이 대중문학작품에서는 비교적 친절히 제시된다는 것... 때문에 여운의 묘미나 깊이의 정도야 어떨지 몰라도 읽는 재미가 있다는 점에선 큰 장점이 있는 편이다.
<유골의 도시>에도 다양한 것들이 담겨 있다. 전개의 주 흐름이 되는 유골에 얽힌 사연 찾아내기 외에도 보슈형사와 새내기 경찰 브래셔와의 사랑, 브래셔의 괴기한 행동, 법인류학자 골리어와 보슈의 논쟁 등등 끝도 없이 이어질 소소한 에피소드를 통해 당시의 사회상이 반영된 현실이든, 누군가의 일상 내지 개인의 이상심리든, 보편적 정서든 간에 참으로 '다채로운 이야기'를 바라보는 재미 내지 '생각할 여지'를 발견하게 된다. 이번 편에선 그 각각의 에피소드가 특히 무게감있게 다뤄지고 있는데, 이는 결국 주인공 해리 보슈로 하여금 어떤 결단을 내리게 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살인사건이 저마다 도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면, 그 모든 이야기를 담아내는데 느꼈을 보슈의 고단이란게 너무 무거워 보인다. '어디에도 없어' 라는 한 마디를 외치며 삶의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결론내리는 보슈의 행동이 경솔해 보이지 않는 묵직함을 갖는 건 이 때문이다.
아무튼... 배리상과 앤서니상 1 최우수 소설 부문 수상작 답게, 재미있기도 때론 무겁기도 하다. 2
- 1997년 창설되었으며, 미스터리 전문잡지인 데들리 플레저 미스터리 매거진(Deadly Pleasures Mystery Magazine)이 주관한다. 장편, 신인, 영국 미스터리, 페이퍼 백 부문 등에 시상한다. 상의 이름은 데들리 플레저 미스터리 매거진의 편집장이었던 배리 가드너(Barry Gardner)의 이름에서 따 온 것이다. [본문으로]
- 1986년 제정되었으며, 매년 개최되는 세계 최대의 미스터리 컨벤션인 바우처콘(Bouchercon)이 주최한다. 상의 이름은 1968년 작고한 작가이자 평론가인 앤서니 바우처의 이름을 딴 것으로 바우처콘 참가자의 투표에 의해 수상작이 선정되며, 장편, 단편, 신인, 페이퍼백 오리지널, 평론, 특별상 부문 등에 수여된다. 추리소설 독자가 직접 뽑은 만큼 대중성도 높은 편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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