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둔 아니면 사악? '뉴라이트 비판'

사색거리들/책 | 2010. 6. 29. 00:04 | ㅇiㅇrrㄱi

그냥 딴 얘기들이 하고 싶다...
'신지호'라는 양반이 있다.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김근태 의원을 누르고, 도봉구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본격 입문한 분이신데, 어느 날 홈페이지를 찾아 들어가보니... 창동역 인근 중학교 교장이란 분께서, 님과 같은 분이 계셔서 대한민국의 정의가 살아있음을 느낀다나 사랑한다나 라는 식의 눈물나는 구애사(求愛辭)를 구구절절 남기셨길래, 대단한 분이구나 했다.

역시 대단한 분이라 실감했던 건... 당선 직후 그의 인터뷰 영상을 봤을 때였으니, 그의 당선은 단 하나의 이유뿐으로, 그 당시 다른 후보자들이 잘도 써먹던 뉴타운 약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처음도 뉴타운, 끝도 뉴타운... 집값 올리기 내지 개발 계획에 매혹을 느끼시는 동네 아주머니들 태반이, 이건 아닌데 하면서도 그를 선택했으니... 뉴타운에 대한 기대감을 부추킨게 그가 국회의원이 될 수 있었던 주동력이었다.

그런 그가 당선 직후, 한 방송사와 했던 인터뷰...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이런 식이었지...? 선거기간 내내 오세훈 현 시장과 뉴타운 개발에 대해 논의가 있었다는데, 실제 결정된 개발 계획이 있는거냐라는 질문이었고, 신씨께서는 이랬다. 말 그대로 논의를 했을 뿐이니, 논의가 무슨 말인지는 국어사전에 잘 나와있다라고. 여튼 그날 이후, 동네 아주머니들의 그에 대한 애칭은, 'X새끼'가 다반사였으니, 그 이후 벌이시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상당히 많은 사람들의 욕을 먹고 있어 아마 참으로 오래 사실 대단한 분의 대열에 오르기엔 손색이 없는 분이 되어 버렸다.

'혀 깨물고 다시 전향한다해도 재선될리 없을' 신지호라는 분이 '뉴라이트의 기수'라며 칭송받고 계신데, ‘행동하는 보수’를 자임하는 구보수세력, '올드라이트'의 부족한 컨텐츠... 예를 들어, 행동의 명분과 역사의식 등을 채워주는 머리역할을 한다는 곳이 '뉴라이트'라는 진영으로, 신지호라는 분이 이 뉴라이트 진영의 핵심인물이다.
 
뉴라이트 비판 김기협의 역사에세이
카테고리 정치/사회 > 사회학 > 사회학일반 > 사회비평에세이
지은이 김기협 (돌베개,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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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협의 역사에세이>는 이들 뉴라이트의 주요 인사들이 정립 중이라는, 한국 근대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에 대해 다루고 있으니, 뉴라이트 비판이라는 원 서명에 비추어 보자면, 전적으로 비판적인 내용이 주일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기존 역사학계의 수탈론이나 민족주의에서 보이는 일률적 관점에서 벗어난 새로운 역사보기의 시도라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포용적인 자세가 우선이고, 그 포용의 시선에서조차 도저히 용납키 어려운 논리에 대해서만 비판하고 있을 뿐이다. 결론을 보자면 비판의 내용이 주가 될 수 밖에야 없었지만, 이는 중도적 입장을 견지하려는 저자의 입장에서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말그대로 '꼴통'들의 헛소리에 불과할 '뉴라이트' 진영의 사상적 불합리성? 부족함?에서 원인을 찾을 일이다.
역사속에서도 승자의 입장을 내세우고, 현실에서도 강자의 입장을 내세운다.
뉴라이트 역사관의 가장 큰 전제는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라는 것으로, 이 독단적 명제 앞에서 모든 것들에 대한 조립이 이루어진다. 인간의 이기심을 자극하고, 그에 대한 반응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는 체제, 바로 오늘날의 '자본주의'야 말로, 인류의 본격적인 문명화가 이루어진 결정체이니. 대한민국의 근현대사 또한 자본주의의 본격적인 유입이 되는 '개항' 이전과 이후로 나뉘는 것으로 바라본다. 이후의 논리야 물흐르듯이다. 일제 강점기 또한, 해방이후 본격적인 자본주의 토착화의 기반을 마련해주었기에, 이승만 정권과 친일세력의 결탁 또한 한국산 자본주의의 본격적인 시작점이기에, 친일세력 또한 자본주의 활성화에 대한 극렬 지원세력이기에, 오늘날의 강부자니 뭐니 하는 기득권층이야말로 성공한 자본주의 적응자이기에... 역사의 주인공 내지 중차대한 사건으로 대접(!) 받아야 마땅할 뿐이다.

뉴라이트의 '자본주의=문명화'이론은, 근래의 신자유주의와 맞물려 또 하나의 정치이념화를 지향한다. 자원의 한계로 공정하게 나눠가질게 없으니, 성공한 자만이 대부분을 가져가고, 나머지는 낙오자로서의 취급에 순응할 것을 내세우는 것이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을 바에야 힘있고 성공한 자들을 만족시키고, 나머지의 불만은 힘이든 뭐든을 내세워 눌러버리면 된다는 신자유주의 노선속에서 민주주의든 민족주의든, 그 어느 것이든 반자본주의 성격을 띠는 순간, 그들에겐 좌파가 되고, 이적행위가 되니 경찰이든 검찰이든, 언론통제나 감시를 통해서든 눌러버려야할 반동에 불과할 뿐인 것이다.

아무튼, 저 인간들은 욕먹을 걸 알면서도 왜 저럴까 싶었는데... 약간의 실마리를 얻은 선에서 책읽기의 교훈을 얻을 수 있었으니, 다른 한편의 이야기는 어떨까...? <뉴라이트의 세상 읽기>라는 신지호 著, 책도 바로 구매신청.

'괜찮은 책읽기'가 될지... 비싸지만 괜찮은 '국받침거릴' 얻게 될런지는 읽은 다음에...

참고로... 김문수나 신지호, 이재오 등과 같은 전향자들의 극우적인 발언과 행위를... 전향의 대상에게 전향의 진정성을 인정받기 위해, 또 스스로 전향의 정당성을 확인하기 위한 강박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대목은...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은 아직도 진보의 탈을 쓴 左派인가? 右派인가?' 라는 봉태홍 라이트코리아 대표의 글에서 느끼게 되는 아이러니를 잘 설명하고 있다. 어느쪽이 코메디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