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은 단지 그곳에 있는 것, 관절을 자유롭게 구부릴 수 있는 엄지손가락 같은 것, 앞니 안쪽의 이상한 껄끄러움, 불안해지면 언제나 무의식적으로 혀 끝에 와닿는 껄끄러움 같은 것이었다분류기호 823쪽의 '스티븐 킹' 소설들을 읽다보면, 늘 저 사람은 누굴까 싶었던 의문의 작가가 있었으니... 그의 저자명은 '스테판 킹'...
내가 좋아하는 스티븐 킹의 아류작가겠거니 해서, 스테판 킹의 책들은 건드릴 생각도 해보질 않았는데, 어느날 눈의 착시때문이었나... 퇴근길 고른 책 한권(당연히 스티븐 킹의 것이라 생각했던)에서 킹의 작품이 발산해내는 음습함에 빠져들다 문득 작가명을 보니... 스테판 킹...
'이 작가는 내용이나 분위기까지 완전 스티븐 킹이네...'
그러다 문득 보게 되는 작가명... 'Stephen King'...--;; 그리고 깨달음... 스티븐 킹이 스테판 킹이었구나...
여튼 원제는 'IT'이 맞고, 킹의 다른 작품이 그렇듯 영화화되어 있는 상태이고, 늘 비슷한 내용으로 영화보다는 원작을 추천한다는 영화평도 종종 눈에 띄는 편이다. '페니와이즈'란 이름(?)의 악의 존재가 수십년을 주기로 나타나, 수 많은 사람들을 죽음의 파국으로 이끌어가고, 한때 이를 물리쳤던 어린아이들이 이젠 어른이 되어 그의 부활을 막는다는 어찌보면 허무맹랑한 골격의 이야기일 수도... 하지만, 망각해버린(어쩔 수 없이) 어린시절의 기억을 되짚어가며, 순수한 우정과 신뢰의 회복만이 '페니와이즈'를 물리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깨닫고, 다시 순수한 유대를 회복해나가는 과정은 단순히 재미있기도... 의미심장하기도 한 무언가를 던져준다.
아무튼... 서로 다른 출판사, 서로 다른 번역자가 내놓은... 서로 다른 서명이지만 같은 책을 번역한 도서출판 다모아의 <잇>과 도서출판 혜민의 <신들린 도시>이렇게 두가지 버전이 있는데,
'신들린 도시'로 1권을 시작하다, 실수로 2권을 '잇'을 잠깐 읽게 되면서 심각한 차이를 느끼게 됐으니... 역자에 따라 이렇게 읽는 느낌이 틀려질 수 있겠구나 라는 걸 처음 느꼈다고나 할까...
(사례1)
- 우리 같은 아이들이 공원에 가서 야구를 하고 싶다고 말해봐야 이런 소리를 들을 게 뻔해요. 2루 베이스가 될래, 3루 베이스가 될래? 베이스 신세가 된단 말이에요.
- 우리 같은 애들이 공원에 간다거나 야구경기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다른 애들이 뭐라는 줄 알아요? 확실히 이렇게 말하죠! '이봐, 너희들 지하 2층, 혹은 3층에서 하고 싶다는 말이니?'
(사례2)
- 콜부인은 완벽한 민주주의자였다. 그녀는 아이들을 공평하게 싫어했다.
- 콜리는 완벽한 민주주의자였다. 누구나 할 것 없이 어린이들이라면 지독하게 꺼려하고 싫어했으니까.
(사례3)
- 내가 친구들에게 가르쳐 주었어요. 댐 만드는 방법을. 모두 내 잘못입니다.
- 내가 가르쳐주었습니다. 내가 친구들에게 어떻게 댐을 만드는지. 내 잘못입니다.
- 우리 같은 아이들이 공원에 가서 야구를 하고 싶다고 말해봐야 이런 소리를 들을 게 뻔해요. 2루 베이스가 될래, 3루 베이스가 될래? 베이스 신세가 된단 말이에요.
- 우리 같은 애들이 공원에 간다거나 야구경기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다른 애들이 뭐라는 줄 알아요? 확실히 이렇게 말하죠! '이봐, 너희들 지하 2층, 혹은 3층에서 하고 싶다는 말이니?'
(사례2)
- 콜부인은 완벽한 민주주의자였다. 그녀는 아이들을 공평하게 싫어했다.
- 콜리는 완벽한 민주주의자였다. 누구나 할 것 없이 어린이들이라면 지독하게 꺼려하고 싫어했으니까.
(사례3)
- 내가 친구들에게 가르쳐 주었어요. 댐 만드는 방법을. 모두 내 잘못입니다.
- 내가 가르쳐주었습니다. 내가 친구들에게 어떻게 댐을 만드는지. 내 잘못입니다.
이런 몇가지가 아니라 같은 원작을 번역한 두 책은 전체가 이런 차이 투성이다. 간혹 발견되는 차이가 아닌 전반적인 차이인지라 읽는 당시의 느낌도 완연히 틀려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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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디마디가 뚝뚝 끊겨서 좀처럼 집중할 수 없는 타입이 끌리면 다모아의 <잇>을 읽으면 되고, 자연스러운 책읽기를 바란다면 혜민의 <신들린 도시>를 읽으면 될 듯... 아니면 황금가지의 <그것>을 읽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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