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디카로 배경흐림 구현하기

사색거리들/사진 | 2009. 6. 5. 18:48 | ㅇiㅇrrㄱi

아웃포커싱이라고 하는 심도표현 중 하나에 대한 매료때문에 DSLR 입문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데...

처음에야 본인이 원하는 부분이 또렷하고 나머진 맹한 그런 사진이 재미있을진 몰라도 그런 사진만 찍자고 몇백만원에 가까운 카메라를 구매하는 건 그닥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생각도 들곤 합니다. 효율이니 뭐니에 대한 판단은 각자의 몫일테고 여기저기서 검색해보니 일반디카로는 배경흐림표현이 완전 불가능하다는 글도 종종 눈에 띄는데, DSLR 만큼 자알~ 되지 않아서 그렇지 충분히 가능합니다.

옆 사진은 캐논의 G9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DSLR의 것만큼 멋들어지진 않아도 단일주제 부각을 위한 배경흐림이 어느 정도 구현되어 있습니다.

일반디카가 이미지센서가 작고, 렌즈와 센서간 거리가 너무 짧아 기본적으로 심도깊은(모든게 선명한) 사진이 찍히는 건 맞지만 DSLR 만큼은 아니어도 어느정도의 표현은 가능하니 필요한 조건들을 잘 숙지하고 연습하면 꽤 괜찮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배경흐림의 조건으로 많이들 언급하는 사항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렌즈의 초점거리가 길수록...
  2. 렌즈의 조리개값(f-stop)이 작을 수록...
  3. 촬영자와 피사체간 거리가 가까울 수록...
잘 구현되고, 마지막으로 피사체와 뒷 배경간 거리가 멀찍히 떨어져있을 수록 그 효과가 더해집니다. 렌즈의 초점거리가 길다는 건 카메라의 줌링이나 줌레버를 건드려 렌즈를 망원영역으로 설정하는 걸 의미하고 조리개값이 작다는 건 조리개우선모드나 수동모드에서 조리개값을 건드려 렌즈의 유효구경을 넓게 설정하는 걸 의미합니다. 촬영자와 피사체간 거리가 가깝다라는 건 촬영자가 피사체쪽으로 더 가깝게 다가서면 그만입니다.

일반디카의 경우 조리개수치를 건드려서 렌즈의 유효구경을 넓혀 배경흐림을 구현하는데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으니까... 나머지 조건을 활용하면 됩니다. 

접사모드에 놓고 찍으면 3번 사항이 극단적으로 구현된거라 쉽게 배경흐림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사람을 찍을때는... 가급적 1번처럼 망원영역으로 줌을 당긴 후... 3번처럼 피사체에 최대한 근접해서 찍고... 또렷하게 담겨야할 주 피사체와 흐릿하게 표현될 뒷 배경간에는 어느정도 거리가 있어야 합니다.

위 사항은 교집합입니다. 망원영역으로 설정하고 피사체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전신사진을 담겠다고 하시면 당연히 잘 구현 안됩니다. 피사체에 어느정도 근접하고 망원영역으로 찍는다고 해도 피사체의 바로 뒤에 벽이 세워져있다면 당연히 구현 안됩니다.

다시 요약해서 배경흐림효과 구현시... 배경흐림이 그나마 잘 나타나는 경우가 몇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접사촬영시입니다. 촬영자와 피사체간 거리가 가까울 수록 잘된다는 사항을 극단적으로 만족시키겠죠. 접사촬영시 잘 보시면 배경흐림이 잘 표현됩니다.

다음으로 망원영역촬영자/피사체간 거리를 활용할때입니다. 렌즈의 줌을 당긴 상태에서(망원의 정도가 클 수록 더 잘되니) 최대한 피사체에 근접해서 찍어보세요. 망원이니 흔들림에 유의해야할테고, 피사체를 크게 담을 수 밖에 없다라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인물사진촬영시 어느정도 이쁘게 구현됩니다. 이때 신경쓰실 부분은 피사체의 바로 뒤 가까이로 배경이 가까우면 별 소용 없습니다.

염두에 두시고 찍으시면 각각의 단서들이 어떤 의미인지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