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나 두려움 등의 단어에 이질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은지라, 이런 키워드를 다루는 문학작품들의 경우 일부 마니아의 기호를 위한 별도 영역이라 외면당하기 일쑤다. 무섭거나 끔찍한 게 막연히 싫다는 개인적 취향도 이유 중 하나일 테고, 대중들에게 좀더 다가갈 수 있는 적절한 매체의 부족이란 출판계의 분위기도 영향을 미칠 테다. 또, 우리네 살아가는 현실이 공포 그 자체인데 뭘 더 무섭겠다고 그런 것들을 가까이하느냐고 손사래 치는 경우도 있다. 맞아... 삶 자체가 공포와 두려움의 연속일 수 있다. 정지한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따박따박 내려가다 어지러운 듯 앞으로 쏠리는 헛걸음이 두려울 때가 있다. 불 꺼진 방구석에 철퍼덕 엎드려 잠들어 있는 아이 녀석의 등이 제대로 오르락내리락 거리는지 궁금해질 때의 찰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