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의 시대는 끝났다... '애플쇼크'

사색거리들/책 | 2010. 5. 12. 09:51 | ㅇiㅇrrㄱi

2009년 10월 기준 국내 휴대폰의 시장점유율 56%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애니콜', 시장점유율 30% 선을 오르내리는 LG전자의 '싸이언', 이 두 대기업이 만들어내는 휴대폰의 점유율이 거의 90%에 육박하는 평안한(?) 국내시장에 파란이 일어나니, 바로 애플의 '아이폰' 상륙이다. 국내 IT산업 전반을 포괄하는 이 거대한 변화의 흐름이 다름아닌 애플의 '아이폰'으로 유발된다.
최고라는 찬사만 받았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휴대폰 기술력은 순식간에 2류가 되었다.
통신업계에서 한동안 불가능한 영역으로 여겼던 무선인터넷 시대가 열린 것이다.
IT산업의 무게중심을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바꾸는 등...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고 있다.
대기업과 정부는 IT 산업 전반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작업에 들어갔다.
전 세계적으로도 승승장구하던 국내 대기업이 왜 애플에게 밀렸을까? 한국의 대기업은 중소기업을 밑에 둔 수직적인 계층구조 속에서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율을 끌어내는 '비용과 생산성의 측면' 그리고 시장을 선두하는 글로벌 기업의 흐름을 좇아 낮은 원가로 양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2등 전략'으로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하드웨어가 주축이었던 과거에나 통용되었을 이 전략은 구글과 애플 등이 주도 하고 있는 소프트웨어의 시대에 있어서는 절대적으로 수정되어야만 할 구태가 되어 버린 것이다.
삼성전자와 노키아 등의 기존 휴대폰 제조사들이 5,000만대의 휴대폰을 팔아 1조원 내외의 이익을 내는 반면 애플은 870만대를 팔아 3조 9,000억 원의 이익을 냈다. 기존 휴대폰 제조사들이 휴대폰 1대를 팔아서 2만원을 벌때, 애플은 아이폰 1대를 팔아서 45만원을 벌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익성이 무려 22.5배에 이른다.

'애플쇼크'는 아이폰 상륙 이전의 국내 휴대폰/통신 시장의 분위기, 상륙 전후로 국내시장을 수정하려는 삼성전자의 네거티브전략과 그 안에서 거대 광고주를 잃지 않기 위한 2류 언론사들의 동조, 통신사들의 다양한 대응책과 속내, 보란 듯이 스마트폰 시장의 파이 자체를 키우면서 점유율을 급속도로 늘려가는 아이폰의 영향력 등을 민간과 기업, 정부의 입장에서 자세히 풀어나간다. 특별히 새로운 이야기가 언급되어 있진 않다. 어느 대목은, 종합일간지의 코너에서 언급되었던 기사들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는만큼, 아이폰 출시로 인한 국내에서의 여러 가지 특징적인 양상들에 대한 종합정리서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

애플쇼크
카테고리 경제/경영 > 경영일반 > 해외경영이야기
지은이 김대원 (더난출판사,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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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지 딱딱한 내용도 아닐 것이, 열흘만에 시장 점유율 10%의 달성,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으려 아이폰을 손에 잡게 되는 40대 직장인들의 고충, 아이폰에 열광하는 강남아줌마, 유지비용이나 주 활용도의 문제로 아이폰에 무관심한 10대, 사무실의 모바일화, 아이폰으로 유발된 새로운 수익구조, 트위터 열풍 등에 이르기까지 이미 주변에서 접해보았거나 실제 당면하고 있는 '아이폰의 여파'에 대한 일상적인 소개담들이 꽤나 긴박하고 재미나게 실려 있다.

애플이나 구글이 취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우선 정책이 갖는 장점들이 조속히 반영되어야 국내 기업들에게도 승산이 아닐지라도 만회할만한 기회 정도는 주어질 것이다 라는 전망... 그렇다고 해도 앱스토어를 축으로 한 아이폰이 갖는 개방성, 사용자들 스스로들 만들어가는 유기적인 네트워킹과 그 규모 만으로도 이미 따라잡기엔 역부족이 아닐까... 애플의 대항마로 그나마 구글을 꼽곤 있지만, 결국 애플을 따라가거나 구글을 따라가거나 할 뿐이니, 이미 오래전부터 제조업이 우선시되었고 여전히 하드웨어적인 특징만으로 승부하려는 국내 기업들의 저항으로는 그 격차가 너무 멀어보이긴 한다.